#26 명문대는 누가 가는가?

EBS 다큐프라임 '공부의 배신'

by 비소향

자녀를 둔 학부모는 누구나 내 자식을 명문고등학교, 좋은 대학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어렵고 힘든 사회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편하게,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좋은 대학은 아이들에게 첫 관문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이 명문대에 진학하는 걸까요.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이 '공부의 배신'이라는 타이틀로 대입-계급사회-꿈 이렇게 3부작으로 다큐 한편을 만들었습니다. (제 글보다 다큐프라임을 직접 보시는 게 더 도움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주제, "명문대는 누가 가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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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명문대는 어떤 학생들이 간다고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간다고 생각하겠지만, 공부를 잘한다는 기준 그리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기준은 때론 여러 요인에 의해 많이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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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 사는 중학교 3학년 예원이가 있습니다. 예원이는 이미 죽어라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서울에 있는 학생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낼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공부를 합니다. 자사고 중에서도 소위 명문이라 불리는 전주 상산고 입학을 목표로 하루 8시간 이상을 공부합니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교과서를 쓰고 외우며 암기하고, 손에 힘이 풀리면 고무줄을 감고서 노트 정리를 합니다. 눈꺼풀이 잠길 때면 엄마 몰래 숨겨두었던 에너지드링크를 3~4개씩 마시고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자신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전교 1,2등을 다투지만 예원이는 압니다. 이 작은 지방 소도시 학교에서 1등은 누구 하나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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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쫓기 위해 친구들과 서로 공부하는 실시간 영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학교 쉬는 시간 틈틈이 미진한 고등학교 선행학습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원이는 불안해합니다.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누구 하나는 펜을 더 놀리고 있겠지

누구 하나는 문제 하나를 더 풀고 있겠지..

한 학년은 육백 명에 육박했고

다들 학원을 너덧씩 다니는데다

이미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괴물들이 수두룩했다.

나는 절박했다.

나쁜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내 집안 형편이 미워졌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만 만족할 줄 아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는 현실을 증오했다.

그래서 더 죽도록 공부했다.

-예원이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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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이미 자신이 절박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나 처절하게 알고 있었고 그래서 죽어라 공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예원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이렇게 3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앞으로 더 뛰어난 학생들과 경쟁해야 할 3년의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예원이는 꿈에 그리던 전주 상산고에 입학하였습니다. 기쁨도 잠시... 예원이는 첫 시험에서 390명 중 310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습니다. 3년의 시간 동안 예원이는 더 절박하게 공부하겠지요. 아이는 비록 힘들겠지만 그 절박함이 예원이를 명문대로 데려다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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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예원이가 공부하는 이유는 가계소득에 따라 벌어지는 성적 격차를 자신의 노력으로만 극복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통계에도 나타나듯, 지방의 소도시 8곳을 합친 곳의 서울대 합격생(37.4명)과 서울의 서울대 합격생(94.9명)은 이미 두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더군다나 가계 소득에 따라 수능성적이 40점 이상 벌어지는 이런 현실은 예원이만큼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서울에 사는 공부 꽤나 한다는 학생들도 치열하게 공부합니다. 야자에... 학원에...보충 과외에.. 할 수 있는 사교육은 최대한 붙여 어떻게든 성적을 올리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똑같은 수능을 보기 위해 어떤 학생은 포장도로를.. 또 어떤 학생은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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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세우기식 교육밖에 대안은 없는지..

소득에 따라 교육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이 사태는 올바른 것인지...

경쟁이 아닌 상생의 교육은 정말 존재할 수 없는지...

대학이 다가 아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실 앞에선 대학은 우선 가놓고 나중에 너의 삶에 대해 생각하자고 말하는 작금의 내 모습은 위선이 아닌지...

밥벌이만 아니라면 지식만을 채워 넣어주는 이런 사교육은 더 이상 하고 싶지가 않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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