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남자의 독법_5. 독서 관련 어플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지만 않는다면 우린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었다. 연락수단이 되는 건 기본이고, 신용카드가 되어 결제도 가능하고, 자동차 키가 되기도 하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TV도 보고, 만화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안락함이 주는 불편함.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게 편안해졌는데, 그만큼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었고, 불편하게 책을 펴는 일도 줄어들었다. 삶은 더 안락해졌는데 무엇인가에 쫓기듯 자꾸 스마트폰 세상을 들여다보게 된다. 휘발성 영상과 정보들은 우리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정작 간직해야 할 '내 생각과 의견'은 계속 놓치는 듯한 기분이다.
물론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에버노트로 자신에게 필요한 자료를 스크랩하는 사람들도 있고, 팟캐스트로 자신에게 필요한 영상을 시청하기도 하고, 이동 중에 동영상 강의를 듣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책을 읽는 것 역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졌다. 더불어 책과 관련한 다양한 어플들이 우리의 독서생활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오늘은 몇몇 책과 관련한 어플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매일 아침 책 속 한 구절을 전달해주는 어플이다. 출근길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본 구절에 마음이 상쾌해지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읽을 여유가 없다면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나를 스쳐가게 하는 건 어떨까.
연남동에 책 속의 한 줄 카페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살다보면
지나고 보면
무언가 부족하고
무언가 허전하고
무언가 빈 듯한
아쉬움이 있다
아,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그때 그러지 말고 잘할걸 하는
후회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다가
지나고 나면
떠나고 나면
알 것 같다
그런 아쉬움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그만큼의 그리움이 있다
그만큼의 소망이 있다
그만큼의 사랑이 있다
<용혜원의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나의 시>
매우 심플한 어플이다. 책속의 한 줄과 비슷하게 누군가 저장한 문장을 함께 읽어볼 수도 있고, 내가 저장하고 싶은 문장을 저장할 수도 있다. '홀가분하게 읽는 심플 라이프'란 팟캐스트의 일부도 소개하는 것이 '책 속의 한 줄' 어플과 다르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어플들은 책 속 한 문장을 소개해주는 어플이었다면, 플라이북은 주제별 책을 추천해주는 어플이다. 책을 어플로 추천받을 수도 있지만, 6개월, 1년 정액 단위로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책을 매달 한 권씩 받아볼 수 있다. 난 내가 읽고 싶은 책도 다 못 읽고 있기에 책 추천을 받지 않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이에겐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별로 양서를 추천해주는 플라이북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어플도 마찬가지로 책을 추천해주는 어플인데 플라이북과는 조금 다르다. iinnk는 실제 소규모 책방에서 추천해주는 책을 선별하여 올리기도 하고, 주제별 카테고리가 아닌 '지식인의 서재', 'best books of 2015', '쉽고 재미있게 교양 쌓기' 등 iinnk만의 카테고리로 책을 소개한다.
독서다이어리는 내가 읽은 책 내용을 사진과 함께 저장하고 싶을 때 좋은 어플이다. 디지털 독서노트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저장만 해놓고 계속 꺼내보지 않으면 저장한 정보는 무의미해진다. 독서를 하며 자주 활용할 생각이라면 추천하는 어플이다.
기획회의는 격주로 발행되는 잡지이다. 다양한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들의 글과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북 매거진이다.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이나 글에 대한 소개가 있다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매거진이다.
이렇게 책과 관련한 어플 그리고 양질의 책과 글을 소개하는 매거진까지..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책 한 권을 다 읽지 않아도 어디선가 우연히 본 한 문장, 한 단어가 내 안에 들어올 때가 있다. 그럼 그 책을 찾아 읽게 되고, 책이 좋으면 저자의 다른 책을 읽게 되며 점점 독서의 폭도 넓어진다.
책과 관련한 어플이 많지만 자신에게 딱 맞는 어플을 골라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자주 들여다보지 않으면 문장이든, 단어든 금세 소멸되니깐.. 말이다.
날이 추워지면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책 읽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 그래서 난 이 계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