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남자의 독법_4. 읽을 책을 고르는 방법 & 책 읽는 이들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읽을만한 책을 고르는 일은 참 쉽지 않다. 제목에 혹해 책을 구매하였는데 읽다 보니 점점 실망이 쌓여가는 책이 있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우연히 발견한 책 한 권이 나를 기쁘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읽는 것보다 어쩌면 책을 고르는 일부터가 독서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가끔 '읽을만한 책 없어요?'란 질문을 받을 때면 선뜻 '이 책 읽어보세요.'라고 추천하기가 참 어려울 때가 있다. 내게는 좋았던 책이 상대의 상황과 관심사가 달라 양서가 되지 않을 때도 있고, 내게는 별로 였던 책이 상대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 될 수도 있으니 책 추천은 보통 하지 않는 편이다.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지도 못하지만 나 또한 누군가로부터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가진 편협한 눈으로 좋은 책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워낙 찍어내는 책들도 많으니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책을 가까이하며 나름의 책을 고르는 방법을 터득했다. 오늘은 그 나름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기 마련이다. 보통의 저자들은 한 권이상의 책을 펴낸다. 다작을 하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지만 대부분 내가 좋아한 작가들은 3~4권씩 책을 집필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작가의 책 한 권이 좋으면 대게 그 작가의 다른 책들도 좋았던 적이 많다. 그런 이의 책을 읽을때면 그 작가가 사랑한 책이 또 언급된다. 그럼 그것을 따로 메모해두었다가 그 책도 찾아 읽어본다.
그렇게 끊임없이 읽고 싶어지는 책 list가 늘어만 간다.
어떠한 책이든 새로운 이론을 담겨진 경우는 거의 없다. 기존의 내용을 자신의 생각에 맞게 잘 편집하여 작성한 글들이 대부분이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측면도 있지만 목차와 그 속에 담겨진 내용을 통해 저자가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구상해 나가는지 보는 재미 또한 책을 읽는 부분 중의 하나이다.
좋은 책은 대부분 참고문헌을 기재해 놓는다. 어떤 책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상세히 기록해 놓은 책은 그래서 신뢰가 간다. (참고문헌이 없는 책은 그래서인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참고문헌 중 관심 있게 읽은 파트의 책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책이 보이기도 한다. 그럼 그 책을 검색해보고 목차 및 소개글이 마음에 들면 그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인터넷 상에는 수많은 서평가들이 존재한다. 그만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인데, 그들 중 믿을만한 서평을 쓰는 몇몇을 즐겨찾기로 추가해두면 우리가 읽을 책을 고를 때 꽤나 유용하다.
혼자서 흥미로운 신간을 다 읽어볼 수도 없고 책을 선별하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니 말이다. 주로 드나들며 책 정보를 얻어오는 몇몇 블로거를 소개해본다.
① 경제. 경영분야
채훈우진아빠님 http://blog.naver.com/hong8706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일을 하며 경제 관련한 책을 여러 권 쓸 만큼 전문성이 확실한 블로거이며, 다양한 책을 읽고 소개하는 등 매우 활발히 글을 쓰는 서평가이다.
② 문학
안녕반짝님 http://blog.naver.com/hiphopdrum
다양한 문학책을 소개하는 분으로 30대 여성분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쓰는 서평가이다. 아이를 키우며 집안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일상도 소개하고 있으니 방문하여 책 정보를 얻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③ 직장인 서평가
나폴레옹님 http://doyuny1.blog.me/
직장인 남성이 회사를 다니며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5년 넘게 꾸준히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쓰는 두 사람이 참 부럽고 대단해 보인다. 나폴레옹님은 30대의 미혼, 개츠비님은 40대의 기혼 남성으로 많은 독자층이 있다. 그들처럼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내 목표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자주 방문하는 몇몇 블로그가 있다. 그들을 통해 재밌는 책의 정보를 얻으면 실패할 확률이 낮다.
블로그에서 브런치로 넘어온지 시간이 좀 되었다. 아직은 블로그 이웃의 글이 더 친숙하다. 브런치에서도 좋은 글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같은 공간에 머물진 않지만 책을 읽고 그 사람이 쓴 글을 읽을때면 꼭 그 사람과 친해진 느낌을 받는다.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책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싶어지는 그런 가을 날씨이다.
그런의미에서 혼자만 알고 있는 서평가의 블로그나 브런치는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