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아이는 외롭고 부모는 힘들다

by 비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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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정이나 외벌이로는 아이들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아이들은 학교를 끝내고 돌아오면 텅 빈 집에서 홀로 밥을 차려 먹곤 합니다.


텅 빈 집.

저도 어머니가 일을 하셔서 학교 끝나면 저를 반기는 이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처음엔 좋았습니다.

엄마 몰래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고 티비도 자유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밥을 혼자 차려 먹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라면이라는 훌륭한 식품이 있었기에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초. 중. 고등학생 시절 모두를 그렇게 지내다 보니 그때는 몰랐습니다. 많이 외로웠다는 것을...

다행히 어머니는 제가 공부하지 않는 것에 크게 뭐라 하지 않으셨고 어머니와 학습적 마찰은 크게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때 엄마가 곁에서 나와 좀 더 많은 대화를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화가나는 집구석.

오늘 하루도 너무나 힘들게 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와이프는 아직 일이 안 끝났는지 집에 오지 않았고 얘들은 학원에 갔는지 놀러 갔는지 집에 없네요.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시키는데 얘는 공부할 생각이 없는지.. 성적은 제자리걸음이고 부모 입장에서 속이 탑니다.

열심히 해도 모자랄 판인데 저렇게 휴대폰만 붙잡고 있으니.. 오늘도 한소리를 합니다.

아이와는 오늘도 틀어졌고 얘가 커가면 커갈수록 더 소원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가정의 모습이 아닐까요.

아이는 공부에 지쳐가고 아무도 자신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아 외롭습니다. 그에 반해 부모는 일 때문에 힘들고 부모의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속이 타들어 갑니다.


죄송하게도 저 또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해드릴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수평선을 달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오랜 갈등을 제가 뭐라고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서로가 서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부모는 화를 내고 아이는 방문을 닫아버립니다. 경험상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올바른 소리를 하여도 아이들은 잘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심리를 모두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부모님이 어른답게 아이들을 좀 더 이해하고 다독여야 합니다. 공부 하나만 빼면 사랑스런 내 자식인데 학습으로 인한 갈등이 커지고 커져 어느덧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돌아서면 부모 자식 간의 연을 끊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저 또한 고1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엄마의 월급봉투와 과외선생님께 드리는 과외비가 비슷하다는 것을 안 순간 번쩍 정신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일하시는 일터도 몇 번 찾아가서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나니 더 이상 공부를 하는 것이 내 입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엄마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효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도 아이들 교육비를 버느라,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거나 할 땐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씀하세요. 이런 얘기를 하는 게 꺼려진다고 하시면 아이들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셔도 됩니다.

(부부간의 대화를 엿듣게 하신다든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학원을 한 달 쉬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아이에게 솔직하게 얘기해보세요.)

그리고 아이들의 힘든 이야기도 들어주려 노력하시면 아이들은 의외로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을 것입니다.


소통과 대화가 없는 가정이 사실 수업하기 가장 어려운 가정입니다.

아이들 교육비를 버시느라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내신 부모님과 공부하다 지친 아이들이 10분간의 티타임이라도 갖는다면 조금은 서로가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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