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독서가 필요한 시간

by 비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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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어느 가정이나 전집 시리즈 한 질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좀 더 있는 집은 역사, 위인시리즈, 어린이 삼국지 등 다양한 책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지요.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 Why나 Who 시리즈, 김영만의 식객 등 예전보다 다양한 책들을 갖춰놓은 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읽지 않고, 부모는 읽혀야겠고 그래서 가정에선 매일마다 독서전쟁이 읽어 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교육하면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독서입니다.

거의 모든 교육전문가들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수리논술, 문장제 문제, 언어 해독력, 영어 지문 분석 능력 등 모든 학습의 기본은 독해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독서를 하며 자연스럽게 지문해독 능력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에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조하십니다.


저도 학창시절, 독서는 거의 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학생들에게 독서하라라고 선뜻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독서하기 어려운 시대는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2D 컴퓨터 게임은 있었고, PC방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어도 동네형들과 팽이 치는 것에 정신 팔려 독서는커녕 공부조차 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성인도 독서를 잘 하지 않는 이 시대에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요하는 건 어쩌면 무리한 일일 수 있습니다.

'책 좀 읽어'란 말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참 버겁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학업과 일에 치여 너무나도 바쁜 나날들을 보내느라 독서를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모님이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경우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할 확률은 매우 낮았고, 부모님이 독서를 즐겨하셔도 아이들이 독서를 즐길 확률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

꼭 해야 할까요??


네.. 어떤 방식으로든 꼭 해야 합니다.


화려한 영상과 시각화된 자료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글을 읽으려 하지 않습니다. 파괴된 언어(은어)와 짧은 문장만을 좋아하다 보니 장문과 약간의 추론을 요하는 지문은 두말할나위 없이 건너뛰기 일수입니다.

학생에게나 어른에게나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비단 문장 독해능력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독서는 아무것도 흥미가 없던 독자(학생)를 다른 세계로 안내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토대가 되게 해줍니다.




공부에 흥미가 전혀 없는 자녀에게 지루한 연산 문제보다 조금 덜 지루한 독서를 하게 하는 편이 훨씬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주제, 어떤 저자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니까요.


고1 때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레서>란 책을 읽고 한 동안 제가 먹먹했듯, 어떤 이에게도 마음 깊숙이 와 닿는 책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기탄수학 문제집보단 책 한 권을 읽게 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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