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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제이 Mar 12. 2024

야구시즌이 시작되었다

아들에게 물려준 취미생활

(사진출처: 픽사베이)

드디어 으뜸이가 기다리던 2024 야구시즌이 시작되었다.

프로야구도 시범경기에 돌입했지만, 으뜸이가 속해있는 유소년 야구단도 2024 정규시즌이 시작되었다. 3월부터 무려 11월까지 이어지는 시즌이... 나의 기미도 점점 더 짙어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아마 내가 6,7살 정도였던 것 같은데, 친정아빠는 종종 나와 동생을 데리고 지금은 없어진 대구시민 야구장에 가셨었다. 그때의 아빠(아마 지금 내 나이보다 젊으셨을 거다)는 열심히 삼성라이온즈를 응원하셨었고, 야구에 대해서 잘 몰랐었던 나와 동생은 그저 야구장에서 먹는 컵라면이나 핫도그에 더 집중했었다. 컵라면을 먹기 위해 야구장에 따라갔었던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 뒤로도 아빤 야구를 계속 좋아하셨고, 직접 야구장에 가시지 않을 때는 TV중계로 보셨기에, 채널선택권이 없었던 우리 남매는 불만이 많았지만 그 당시엔 별다른 놀이가 없었기에 같이 야구중계를 보며 덕분에 야구룰에 익숙해졌다. 


대학생이 되었을 땐 이승엽 선수가 홈런왕 신기록을 달성하던 시기라서 종종 친구들과 야구장에 갔었고, 경기가 끝난 후 북성로 포장마차골목에서 우동과 불고기로 뒤풀이하는 재미도 있었다. 


결혼 후, 임신 8개월에 친구부부와 마지막으로 시민야구장에 간 이후로 직장과 육아 등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으뜸이가 '피렐라, 피렐라, 삼성피렐라, 안타홈런 피렐랄랄라~~"라는 생전 첨 들어보지만 중독성이 있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같은 반 친구 중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그 친구와 친해지면서 아들은 프로야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같이 중계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내가 유일하게 룰을 아는 스포츠에 대해 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한껏 호응을 해주었더니, 아들은 점점 더 야구에 빠져들었다. 야구경기를 직접 보고 싶어 했고, 야구를 배우고 싶어 했다. 

아뿔싸, 이런 전개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ㅜㅜ 


결국은 2021 시즌 삼성라이온즈의 홈 마지막 경기를 며칠 밤의 새로고침으로 예매를 성공했고(야구경기 예매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라테는 그냥 직접 가서 샀...) 추위에 떨면서 아들의 첫 직관을 함께 했다. 

경기결과는 아쉽게 삼성라이온즈의 패배였지만 이 직관은 으뜸이의 야구사랑에 더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고, 2022년부터 어린이회원에 가입했고 집 근처의 야구교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나를 닮아 운동신경이 부족하여 야구는 오로지 취미로만 하고 있다. 취미지만 야구 유니폼까지 주문해서 간간히 시합에도 출전하더니 속해있던 야구교실의 선수부족으로 2023년부터는 거의 경기를 출전하고 있다.

경기를 하지 않는 주말에는 삼성라이온즈의 경기를 직관을 가고 있어 제대로 야구시즌을 보냈다. 

거의 대부분은 아파트와 공장지대의 경기장에서 유소년 경기가 이루어지지만, 가끔 가까운 교외에서 경기가 있어서 가을에는 경치감상이 나의 기다림에 위로가 되기도 했다.

작년 가을 으뜸이의 수바모습과 그림 같았던 풍경

 

으뜸이가 속한 유소년팀의 시즌 첫 경기는 아쉽게도 5:10으로 콜드게임 패했지만, 아들은 거의 4개월 만에 야구와 함께 하는 주말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그 좋아하는 모습에 난 주말 시범경기를 또 예매하고 말았다. 

2024년 야구시즌도 파이팅!!!



올해 첫 시즌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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