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내집마련은 어떻게 하는걸까
서울에 자리 잡은 맞벌이 신혼부부입니다. 첫 보금자리를 서울 빌라 옥탑방 월세 60만원에서 시작했습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함께 꾸려가는 삶의 첫 페이지라는 의미가 컸습니다. 이후 더 나은 환경을 향해 경기도 신축 아파트 전세 4억원으로 옮겼지만 직주근접의 한계를 깨닫고 내집마련을 준비했구. 5년간 모은 돈과 디딤돌대출을 활용해서 6억원대 구축 아파트 내집마련을 이루고 이제는 “아기”와 함께 다음집으로의 갈아타기를 준비합니다.
우리가 처음 함께 살았던 집은 잠실의 빌라 옥탑방이었다. 관리비를 포함해 월세 60만 원, 서울에서 보기 힘든 저렴한 집이었지만, 그만큼 작고 낡았죠. 빨래를 말릴 공간이 없어 창문 밖 철창에 옷을 걸어두곤 했고, 다투고 난 뒤에는 침대 끝에 나란히 걸터앉아 좁은 화장실을 바라보는게 굉장히 민망했습니다.
그래도, 풀옵션이라는 이름으로 붙어 있던 집은 침대, 세탁기, 전자레인지, TV, 인터넷까지 갖추고 있었고, 굉장히 작았죠. 그래도 그 작은 옥탑방은 우리의 첫 합가의 무대였고, 서로의 하루가 이어지는 출발점이었습니다. 부모님께는 차마 보여드리기 민망한 집이었지만, 저희부부는 목표가 있었어요.
많은 신혼부부가 그렇듯, 우리도 신축 아파트 전세를 꿈꾸었죠. 30평은 과하니 25평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월세 살며 모은 돈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청약이나 내 집 마련을 하리라는 계획도 세웠죠. 새 아파트 단지는 우리에게 ‘로망’ 그 자체였습니다. 곧게 뻗은 산책로, 새로 지어진 헬스장, 반짝이는 커뮤니티 시설들. 주말이면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의 행복한 풍경이 우리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듯했죠. 전세계약 기간이 2+2, 최대 4년이라니 ‘내 집 같은 안정감’마저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더 오래 살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마저 품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서울에 직장이 있는 저희부부에게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 있었죠. 바로, 왕복 3시간씩 걸리는 직주근접이였습니다. 버스조차 뜸하게 다니는 곳이라 택시비가 한 달에 10만 원씩 늘었고, 결국 차를 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순간, 왜 돈을 모으려면 차를 사지 말라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차량 할부금과 기름값, 보험료까지 매달 60만 원이 나갔죠. 이미 62만 원의 대출이자와 겹쳐,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생활 방식도 달라졌다. 원룸 시절에는 저렴한 가구와 간소한 가전에 만족했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에 들어서니, "한 번 사면 오래 쓴다"는 명분으로 가전은 삼성과 LG 사이에서 고민하며 수백만 원을 투자했다. 가구에도, 집 안 분위기에도 욕심이 생겼다. "신혼집"이라는 특별함이 소비를 정당화해 주었고, 데이트 비용까지 늘어나니 저축률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월세 시절에는 1년 만에 몇천만 원을 모았지만, 신축 전세에서는 절반도 모으지 못했다. 돈이 길새는 듯한 불안감 속에서, 전세금조차 2년마다 올려줘야 한다는 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부부도 다른 부부처럼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대출을 더 받아 이자를 감수하며 계속 좋은 집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냉정히 인정할 것인가. ‘우리가 이 집을 유지할 수준이 아니었다’는 현실을.
그 답은 결국 명확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앞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삶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것은 내 힘듦보다 열 배, 백 배 더 무거울 것이라는 사실. 그 생각이 우리를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광적으로 집을 찾고 또 찾았죠. 주말마다 발품을 팔고, 자료를 모으고, 임장을 다니며 현실에 맞는 집을 고민했습니다. 좋은 집에 사는 안락함보다, 오래 버틸 수 있는 기반이 더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아마 월세와 신축 전세를 살지 않았다면 몰랐을 현실 덕분에 내집마련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달을 수 있었죠.
신축 아파트에 살며 눈이 높아진 우리 부부에게, 서울의 구축 아파트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반짝이는 새집에 익숙해진 눈으로 낡은 벽과 오래된 구조를 바라보면, 마음 한켠이 늘 흔들렸죠. 어느 비 오는 날, “이 정도면 적당하지”라는 체념과 “여기는 그래도 좀…”이라는 불만이
뒤섞여 다투고 난 뒤, 결국 방문했던 아파트와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정말 많이 다퉜습니다. 그렇게, 저희부부는 서로의 투정을 받아주며, “우리가 현실적으로 매매할 수 있는 집”이 무엇인지 마음을 맞춰갔습니다. 주말마다 2~3 집씩 꾸준히 임장을 다니고, 1년 동안만도 100채가 넘는 아파트를 직접 둘러보았다. 그렇게 긴 시간 끝에, 모아둔 돈과 감당 가능한 대출로 버틸 수 있는 집을 찾아냈습니다.
대출 받으면 망한다고 생각한 우리부부에게,
집값이 이제 곧 떨어질거라고 이야기하는 뉴스를 뒤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10년이 지나 서울 아파트 평균이 12억이라면, 어디까지 떨어져야 내가 매수할 수 있을까?”
25%가 떨어져 9억이 된다면 그것을 ‘하락’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러나 15억짜리 아파트가 7억으로 떨어져 살 수 있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값은 정책에 따라 오르내리지만,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갈 집은 기다린다고 저절로 다가오지 않는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부의 시선으로 한 가지씩만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이 집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를 보았고, 아내는 “이 집에서 아이를 키우며 출퇴근할 수 있을까?”를 물었죠. 잠실로 향하는 아내, 강서로 출근하는 남편. 두 방향을 고려했을 때 1시간 이내의 거리에 현실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곳은 금천, 관악, 구로뿐이였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선택은 관악구의 한 오래되고 소중한 아파트였습니다. 외형은 낡았지만, 그 집은 우리가 처음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마련한 “우리집”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부부가 무주택일때 고민했던 생각들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방법에 대해서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