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지독한 짝사랑 중독자였다. 연애보다는 짝사랑 기간이 길었던...?
대학교 때 3년 동안 엄청나게 짝사랑하던 오빠가 있었고, 반면에 나를 3년 동안 짝사랑 해주던 친구도 있었다. 내가 짝사랑하던 오빠와는 같이 있으면 설레었고 유쾌하고 신이 났다. 그리고 나를 짝사랑해 주던 친구는 차분하고 안정적이었으며 때로는 지루했다. 결국 둘 다 짝사랑으로 마무리되고야 말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짝사랑했던 그 오빠의 소식이 궁금했다. 핸드폰 번호가 바뀌면서 대학교 때 연락하던 사람들의 연락처는 이미 모두 날아갔고, SNS를 잘하지 않는 사람이라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과연 어떻게 지낼까... 이후에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잘 살고 있을까...라는 궁금함이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 존재했다.
최근 또 한 번의 이별을 겪고,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예전 사진첩을 살펴보다가 나를 3년 동안 짝사랑 해준 친구의 사진을 보았다. 사진 속에 밝게 웃고 있는 그를 보니 갑자기 그 친구가 문득 그리워졌다. 나를 무척이나 좋아해 줬는데 나는 그때는 왜 이 아이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그때 이 친구를 선택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감이 밀려들었다. 만약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이 친구를 선택할 것 같다.
그리고 과거의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너를 좋아하는 이 친구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훌륭한 친구야. 그러니까 이 친구를 꼭 선택해."
나를 알아봐 주고 좋아해 준다는 건 참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는 소중한 그 마음을 꼭꼭 잘 간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