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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연 Aug 24. 2020

내가 좋아하는 것

오랜만에 브런치에 로그인을 했다.

생업에 바빠 정신없이, 아니 늦은 저녁 시간의 쉼은 주어졌지만 

글이고 뭐고 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지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생기는 거였다고...


나의 글에 흔적을 남겨준 분들께 나도 흔적을 남겨야 하는데 

나의 글과는 달리 차곡차곡 쌓인 글을 다 읽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선 복잡한 마음을 짧은 글로 올리고 잠시 아침의 시간을 내어 다른 작가님의 브런치에 마음을 빼앗기는데

그사이 내 짧은 글에 민트색 동그라미가 뜬다. 

알림이다.


구독자이면서 한동안 구독하지 못했던 추세경 작가님의 방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 글을 읽으며 흔적을 남기고 덧붙여진 영상을 보았다.


비긴 어게인 코리아 - 

(위 텍스트를 클릭하면 해당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영상을 눈물 콧물 다 흘리며 보았다.


개인적으로 '길'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윤동주 님의 '길'이라는 시를 무척이나 좋아하면서부터 '길'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다.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강을 따라 도보여행(섬진강과 한강 - 발원지부터)을 하면서 길에서 많은 것들을 만났다.

걷다 보면 많은 깨달음을 얻을 것 같지만 실상은 물집 잡힌 발이 너무나 아프고, 다리가 아파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재잘재잘 함께 걷는 사람들을 바꿔가며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말수가 줄어들고 땅바닥만 쳐다보게 된다. 결국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이 일반적이다.


길에서 보는 다양한 것들에 감동하는 것은 힘들기 전 까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그 기분 좋은 기억들을 잊지 못한다.



오래전의 이 사진들을 보니 기계를 나무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힘든 와중에 만난 다양한 것들.

거기엔 자연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고,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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