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일은 어디쯤인가요』를 읽고.
보라색 표지의 노란색 제목을 눈으로 읽는 순간 궁금함이 바싹 다가앉았다. 과연 내일은 어디쯤일까 하고.
모레도 아니고, 글피도 아닌, 내일이 어디쯤이라니. 작가가 묻는 듯한 그 내일이 어디쯤인지 찾고 싶었던 까닭일까, 이병국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일은 어디쯤인가요』(시인의일요일, 2022)를 읽으며 시인의 여러 날들에 멈칫멈칫했다.
“자꾸만 무너지는 날”(「아무도 아무렇지 않았다」), “주머니가 푼푼해지는 날”, “젖어 든 날들”(「나는 자꾸만 틀린다」), “손을 마주 잡던 날들”(「우리가 다행이라고 여기는」), “제멋대로 그은 날들”과 “괄호에 갇힌 날들”(「수박의 계절이 돌아왔다」), “함께했던 날들”(「누가 있어만 싶은 묘지엔 아무도 없고」), “허름한 날들”(「꿀꿀이바 구미」), “사이가 좋은 날들”과 “내일에 갇힌 오늘”(「보편적 사람들의 모임」), “아무렇게나 아무해도 아무렇지 않은 날들 버티려 하지 않아도 아프지 않은 날들”과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날들”(「부고」), “넘지 못하는 날들”(「구름판에서 넘어졌어요」), “때론 가만한 날들”과 “당겨도 끌려오지 않는 미래”(「장비라는 이름의 슈나우저」), “아무렇지 않은 날들”(「하인네」), “아득해서 아늑했던 날들”이나 “막다른 길을 피해 다니려 했던 날들”(「말보로 빈 갑을 물고 있던 말로는」), “무난한 날”(「일방통행」),
자꾸만 브레이크가 걸리는 수많은 날들을 꼬옥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 글자가 있는 자리마다 밑줄을 긋는다. 생각해 보면 아무렇지 않은 날이 어디 있다고. 그저 내일은 괜찮아지기를 바라는 거지. 설령 괜찮아지지 않더라도 고맙다고 말하련다. 그래도 된다고 말하련다. 아니, 그러고 싶다.
나의 내일을 기대하며, 당신의 지금은 어디쯤이고 내일은 어디쯤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6회차의 짧은 글쓰기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병국시인의 강의로 진행되었고 에세이 1편, 시 1편, 서평 1편, 이렇게 총 3편의 글을 써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서평을 쓰는 시간이 가장 어려웠지만 강의를 해주신 이병국시인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쓴 글을 기록으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