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ㅁ + 운

by 시연
ㅁ + 운 = 문


'문'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출력된다.


문門_명사

1. 드나들거나 물건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 위하여 틔워 놓은 곳. 또는 그곳에 달아 놓고 여닫게 만든 시설.

2. 조선 시대에, 서울에 있던 네 대문. 동쪽의 흥인지문, 서쪽의 돈의문, 남쪽의 숭례문, 북쪽의 숙정문을 이른다.

3. 축구나 하키 따위에서, 공을 넣어 득점하게 되어 있는 문.




처음엔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요즘은 연락 없이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시간에 누굴까 궁금했다. 이내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나가보니 옆동 아저씨였다. 옷을 거꾸로 입으신 채로.


문을 열었지만 들어오시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우리 집으로 들어오시려고 해서 내가 저지하자 당신이 이상하냐 물으셨다.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나는 곧이곧대로 말씀드릴 수 없었다. 현관문을 열어둔 채 말씀을 들었다. 잠시 후 진정이 되신 듯하여 댁으로 돌아가시게끔 한 후 문을 닫아걸었다.

아저씨는 내가 사는 공동주택이 만들어졌을 때 입주하신 분으로 30년 넘에 이곳에 거주하신 분이다. 산 증인이기도 할뿐더러 건축일을 오랫동안 하셨기 때문에 오래된 공동주택에 문제라도 생기면 모두가 옆동 아저씨를 찾았다. 그런데 이젠 알려주실 수가 없게 되었다.

작년 여름만 해도 화단을 정리하며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었는데 갑자기 치매가 찾아온 것이다.

이제 아저씨 댁의 문은 굳게 잠겼다. 소통의 문이 굳게 닫혔다는 게 안타깝고 속상하다.


겨울인데도 아저씨댁 보일러 연통에는 연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요양병원으로 가셨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다.

마음 아프고 무섭다.

문이 있어 아픔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꼭 닫아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