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지혜, 비움에서 피어나는 충만함

by 하늘미소 함옥녀


텅 비우는 연습은

매일을 거듭하며 비워내는 일입니다.

(日日虛일일허 又日虛우일허)


비움을 통해 고요가 찾아오고,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참된 자아를 만나게 됩니다.


노자는 말했습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이 도(道)는

우리가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으며,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습니다.


도에는 어떠한 빛깔도, 어떠한 소리도, 어떠한 형체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존재는

이 형체 없는 '도'로부터 비롯되며, 도는 시간적·공간적 경계 없이 스스로 존재합니다.


이 무한한 존재를 노자는

무극(無極)이라 표현하며,

무극은, 단순한 '비어 있음'이 아닌 모든 생명을 탄생시키는 근원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무(無)'의 본질을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합니다.


"수레바퀴는 바큇살이 중심을 이루지만, 중심이 비어 있기에 수레가 움직일 수 있고, 찰흙으로 만든 그릇은 그 빈 공간이 있기에 쓰일 수 있습니다.

방에 문과 창이 뚫려야 우리가 방으로 쓸 수 있는 것처럼, 형체 있는 '유(有)'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무(無)'가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자의 윤리, 세 가지 길


노자의 삶의 방식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그는 다음 세 가지 덕목을 통해 삶을 설명합니다.


1. 소박함

덕이 두터운 사람은

갓난아기와 같아 독이 있는 벌레도 물지 않고, 사나운 짐승과 새도 그를 해치려 들지 않습니다.


반면, 억지로 자신을 드러내고

마음의 기운을 부려 무언가를 이루려 하는 사람은 억지스러운 삶을 꾸려가기 십상이다.


2. 유연함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했습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먼저 가려고 다투지 않으며,

낮은 자리에 머무릅니다.


부드러운 물이

견고한 바위를 뚫는 것처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깁니다.


노자는 물과 같이 살아가는 삶,

이웃에게 선을 베풀며

이익을 안겨주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는 자를 지혜롭다고 여깁니다.


3. 무위의 실천(無爲自然)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라,

억지를 피하고 자연스럽게 행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억지로 자기의 키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 발끝으로 꼿꼿이 선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하고, 마음이 급하여 두 다리를 크게 벌려 걷는 사람은 멀리 가지 못하며, 스스로 나타내려는 사람은 도리어 드러나지 못한다"


또한 그는

무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분별을 버리라고 말합니다.


복과 화는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기대며 순환합니다.

복이 있으면 그 안에 화가 깃들 수 있고, 재앙은 복을 품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구분하려 하지 말고, 그 흐름을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크게 이룬 것(大成)은 모자란 것 같으나 그 쓰임새에 그침이 없고, 크게 찬 것은 빈 것 같으나 그 쓰임에 다함이 없다."



”熟能濁以靜之徐清(숙능탁이정지서청)

熟能安以動之徐生(숙능안이동지서생)

누가 능히 혼탁함을 고요히 해서

서서히 맑아지게 할 것인가.

누가 능히 가만히 있는 것을 움직여

서서히 살아나게 할 것인가."


이 구절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철학자 하이데거가 즐겨 애송했던 구절이라고 합니다.


마치 흙탕물이 가만히 두면

저절로 맑아지듯이,

고요 속에서

우리의 혼탁한 마음을 잠재우고

스스로 정화될 수 있다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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