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경험
스케이트 보드에서 넘어진 날로부터 10일 후, 결국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을 했다.
엑스레이에 CT까지 찍은 결과, 단순 염좌는 아니고 인대에 손상이 있고, 군데군데 뼈가 부서진 것이 CT촬영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수술 후 며칠을 더 입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일단 1주일을 예상했다.
수술 전 입원한 첫날, 여름 휴가를 병원에서 보내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조금 지쳐있는 때이기도 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생각도 정리하고 쉬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입원 병동은 그동안 보던 병원의 모습과 또 달랐다.
환자복을 입는 순간, 정말 그 병원의 환자가 된다.
응급실에서 내게 깁스를 해주었던 의사 선생님이 수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서명을 받아갔다.
자가 호흡을 할 수 없는 전신 마취 때문에 폐에 가래가 낄 수 있고, 수술 후 수술 부위가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등등 위험 요소를 설명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명을 하고 수술을 해야하는 것이다.
5인실이 부족해 3인실에 입원했다.
같은 병실에는 나와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와 간병인, 15개월짜리 다친 여자아이와 할머니 이렇게 사용했다.
수술 전날 밤.
그때까지도 내일 정확하게 몇시에 수술을 할지 알 수 없었다.
오전 중에 수술하니 12시 부터 물도 마시지 않고 금식하라고 했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뜩이나 잠이 오지 않았는데, 또 다른 복병이 있었다.
할머니는 밤에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신음을 내셨고, 그걸로 간병인과 실랑이를 벌이셨다.
여자아이는 잠이 들지 않아 할머니가 계속 들락날락 하셨다.
그렇게 깊이 잠들진 못하고 몽롱한 상태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어느새 새벽 6시, 주사 자리를 잡기 위해 간호사 선생님이 나를 깨우셨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
그 전에 그렇게 피하고만 싶던 일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냥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수술 당일 아침이 그랬다.
그리고 생각보다 일찍 수술을 하게 되어 침대에 옮겨 누웠다.
입원실에서부터 수술실까지 드라마에서처럼 누워서 천장의 형광등 불빛을 보며 이동했다.
큰 수술은 아니라고 하지만 두려움이 얼굴에까지 느껴졌나보다.
엄마와 엄마 또래의 간호사 선생님이 긴장하지 말라며 토닥여 주신 것이 아직도 잊을 수 없이 고맙다.
그 뒤부터는 혼자이다.
수술 침대에 옮겨 눕고,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마취를 했다.
마지막으로 그네들끼리 대화를 들었다.
나에겐 처음 있는 두렵기만 한 수술이지만, 누군가에겐 일터의 평범한 일상이라는 걸 느끼며 기억이 끊겼다.
그 다음 순간엔 생각보다 큰 통증을 느끼며 회복실로 실려가는 침대 위에서 정신이 들었다.
회복실에는 나를 비롯해서 서너명이 더 있었고, 내가 정신이 들며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순간에도 몇몇이 더 회복실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뿌옇게 보였다.
그렇게 수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