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에 살지만,
사교육은 하지 않습니다.

목동으로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by 초과 근무
화면 캡처 2025-07-14 104421.jpg 목동 8,9단지와 양천공원


'목동키즈'




목동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나서 목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나를 지칭하는 하나의 단어였습니다.


목동키즈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난 그 단어가 그렇게 싫었기에 부정적인 부분만 콕 집어서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내 아이는 목동에서 키우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 위주의 삶이 아닌 가족이 중심이 되는 환경을 구축하자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


교통이 편한 곳

편의 시설이 모여 있는 곳

문화생활이 도보로 가능할 곳

.

.

.


이러한 이유로 나의 거주는 제주도까지도 가능했다.


다시 서울에 와서도 자연과 가까운 곳을 주거로 택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이 모든 과정은 옳다고 굳게 믿었다.



[ 교육철학을 바꾼 사건 ]


아이가 혼자 나가노는 일이 많아졌다.

초등학교 3학년이기에 부모가 계속 옆에 함께 하는 게 오히려 사회적으로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봤자 집 앞의 놀이터에서 같은 초등학교 친구들과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노는 것이었다.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모든 상황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운이 나빴다고 해야 할까


아이가 얼굴 한쪽을 감싼채 현관물을 열고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부어 있어으며,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얼굴이 왜 그러냐는 나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꺽꺽거리는 울음소리와 아이의 버벅대는 상황 설명이 겹쳐지며

나의 심장은 심하게 벌렁 거렸다.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초등학교 5학년 되는 형에게 붙잡혀서 계속 따귀를 맞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피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팠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나는 당장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순간 이 모든 상황을 그대로 감정적으로 전할 수 있는 남편이 있음에 감사했다.

남편은 당연히 심각하게 분노했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우리 부부는 고민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


가해자를 찾는다.


아이의 설명을 기반으로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친구들을 붙잡아가며

가해자인 친구를 찾아내었다.


만 하루가 걸렸다.


그 아이는 남편을 보자 공포를 느끼는 듯했다.

아이는 반사적으로 본인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

남편은 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아이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에게 아이를 데려오라고 했다.


나의 아이는 처음에는 거부했다.

그 형을 보는 게 두려운 듯했다.

그날 함께 있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다시 나를 감쌌다.


우리 부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5학년 아이는 나의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

진정한 사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그 행위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는 그 이후로 혼자 놀이터에 나가 놀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에게 곁에 있어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아파트 베란다에서 놀이터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다음 해결해야 할 것


아이는 생판 모르는 형에게 맞은 게 아니었다.


그리고 아이 주변에는 오랫동안 함께 놀기도 했고 나와도 친분이 있는 친구나 형도 있었다.

충분히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 상황에서

부당한 폭력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들이 함께 나서주지 않고 심지어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은

타인의 무관심에 대한 시선의 폭력에 상처를 받은 것이었다.


아이는 지금도 두려워한다.

이것을 트라우마라고 해야 할까


그 후로 아이는

정의롭지 못한 상황을 봐도 지나치려 한다.

절대 나서지 않는다.


속상하지만, 계속 이런 상황 속에 아이를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어른되면 이런 상황에 나서는 의인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안다.

난 다만 우리 아이에게는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늦게 알았으면 좋았을 세상의 불편한 면을 빨리 배워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논의 끝에

많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결정을 내렸다.



그것은




'목동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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