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챌린지 - 37일차
요 며칠, 이상하게 몸이 너무 무겁고,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팔,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 한없이, 어디론가 꺼져버릴 것처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었다.
잠이 자꾸 쏟아졌다. 퇴사한 뒤에도 늦잠이나 낮잠을 거의 자지 않았던 내가, 며칠째 낮잠을 자고 있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스르르… 그렇게 몇 시간씩 도망치듯 잠들었다.
사실상 도망이었다.
현실로부터, 통장 잔고로부터,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으로부터.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머릿속은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래도 되나? 괜찮은 걸까? 나 너무 망가지는 건 아닐까?
안 되겠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다.
어느 날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리고 ‘일단 움직여보자’고 결심했다. 어떤 일이든 나를 강제로 끌어내줄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마침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 주에 내가 하는 일 좀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늘이 내게 밧줄 하나를 내려준 기분이었다.
물론 일이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아침 일찍부터 나가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저녁 무렵 집에 돌아오면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조금씩 다시 살아났다. 에너지가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나는, 역시나 바쁘게 일을 해야 사는 사람이었구나.
바쁘게 움직이며 에너지를 쓰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기력증을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정말 많은 글과 영상들을 봤다.
그 중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결국 하나였다.
"몸을 움직여라."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정말 무기력할 때는 그 말조차 너무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 방법은 조금 다르다.
"나를 강제로라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 던져놓자."
최근에 해본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다.
친구의 일을 도와주기로 한 이번 주가 끝나면 나는 다시 나를 어딘가로 던져놓을 것이다.
쿠팡 알바든, 배달이든, 뭐든 상관없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