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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미 Jan 27. 2019

책_기획자의 습관

말과 글 그리고 기획

글을 꾸준히 써보겠다고 작가 신청을 하고, 1년 넘게 글 한 편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

남아있는 글마저도 기존 블로그에서 가져온 것이니..  이 글이 처음 쓰는 글이 되었다.

또 처음 쓰는 글이라고 각 잡고 최대한 완성도를 높여보려고 부담을 가지게 된다면 또 1년 동안 방치될지 모를 것 같다. 어떤 종류의 글을 적어야 할지,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야 할지는 그때 그때 또 바뀌겠지만, 시작은 책을 읽고 가볍게 느낀 것들을 텍스트로 남기는 하나의 취미 생활로 시작하려 한다. 

돈이 들지 않는 나름 생산적인 취미생활로


이쯤 각설하고 기획자의 습관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책 속 많은 내용에 끄덕였고, 많은 부분에서 내공을 살필 수 있었다. 따라서 기획이라는 단어에 조금의 관심이 있다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말, 글, 기획


'말과 글'에 대한 갈증을 군 복무 시절부터 느껴왔기 때문에 갈증해소를 위해 복학 후 교내 토론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고 지속하고 있다. 많이 써보고 많이 말해보아야 는다는데 그에 앞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느껴야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렇게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며 느낀 것을  바로 기획이라는 행위로 저자는 보여준다.


기획

아직 학부생 나부랭이지만 이런저런 작은 일을 도맡으면서 혹은 기획이라는 것을 해오면서 말과 글 그리고 기획은 그 어떤 것보다 앞선 것들이었다. 이 세가지는 내가 가진 콘텐츠를 잘 표현하고 (앞으로 가질)전문성을 드러내는데 앞서 필요한 것들이었다.

'기획'을 한 단어로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에는 기획에 대한 경험과 식견이 부족한데 이를 저자가 와닿게 쉽게 소개해놓았다.

우리의 일상 자체가 기획의 연속이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퇴근할 때 어쩔 땐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 해본다.(중략) 잘못을 저질러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하는 말과 행동 역시 진심을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에 대한 포장없는 기획이다. SNS에는 무슨 사진을글을 올릴 것인지, 하나부터 까지 기획이 아닌 일이 없다.(중략)
기획은 언제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것이었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작은 차이의연습. 그것이 기획의 본질이다.

루틴에서 조금의 차이를 만들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느끼지 못한 뿐이었지 기획을 하기 때문이다. 

내일 하루의 일정을 기획하고 이번 방학을 기획하고 새학기 시간표는 어떻게 기획할 지 여자친구를 어떻게 만들지 이 모든 것을 기획하는 것. 때로는 스트레스고 때로는 참 설레는 일이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FWSz9PvZSng



기획은 목적 달성을 위한 행동 설계다.
그 설계가 생각의 힘에서 비롯된다면, 대화없는 생각은 없으므로 기획은 결국, 대화에서 비롯되는것이다.
따라서 대화없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획력은 바로 그 생각에서 비롯되므로, 대화없이 기획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포괄적이지만 기획력을 높이는 부분으로 좁힌다면 대화를 잘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학기동안 많지않은 토론을 하면서 그리고 준비하면서 토론이야말로 기획, 대화, 글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행위(?)었다. 팀원들과 대화로 시작해서 기획하고  토론이라는 대화로 끝난다.

모든 일의 시작인 대화, 이 대화의 시작은 경청이라고 지겹도록 들어왔고, 저자 역시 강조한다. 듣는 것만큼 쉽지만 지루한 것도 없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들어야 할지를 제시한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지식 프레임'이 있다. 상대의 말을 상대가 가진 지식 프레임 내에서 먼저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즉, 상대의 말을 상대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 있는 그대로 이해해보려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는 상대를 읽는 공부인 것이다.


말을 하고 글을 쓰면서 인정받으려는 욕구,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동반된다. 사실 이들을 내려놓기에는 말 다운 말, 글 다운 글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걱정도 있다. 그럼에도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내 생각을 얼마만큼 표현했는지 잘 전달했는지 정도인 것 같다.

브런치에 유수한 작가들이 있다만 독자들은 이들의 글짓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글 상태를 "영도"(0º)로 놓고 시작하자.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남들보다 멋진 글을 쓰려는 집착만 버리면 된다.
글쓰기는 그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앞서 말한 '말과 글에 대한 갈증'은 여태 말 잘하고 잘 적는 것이었는데, 내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본 책은 기획력을 높이는 습관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기획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철학을 잘 담아내고 있다.

브런치 공간에 어떤 글을 담을지 기획하고 어떤 생각을 글로 표현할지 고민해보았다.

대학 4년동안 아니 남은 4학기동안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보다 세상을 어떤 관점으로 봐라봐야할까?에 대해

대학생의 서툴고 불완전한 생각을 텍스트로 담아내보겠다는 아주 큰 부담이 될 것 같은 다짐을 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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