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하는 것들로부터 나아가는 방법_상사
생각이 복잡해지면 나는 주로 2가지를 생각한다. 믿을만한 지인에게 털어 놓는다거나, 글로 써보는 것.
오늘아침 생각이 복잡해서 일찍 출근해 사무실에서 블로그를 열었다.
생각이 복잡하다는 글로 지금 내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니 살짝 긴장된 상태가 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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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퇴사를 고민중이다.
나는 싱글맘이고,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
아이는 사립초에 다니고 있고, 학원도 여러군데 다니고 있다.
이사를 앞두고 있고, 이사를 하게 되면 모아둔 돈을 거의 쓰게 될 상황.
한마디로 돈 나갈일이 줄줄이 사탕
지금 직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할 상황이기도 하지만.
나는 그 어느때보다 깊이 고민하고 있다.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때가 되었다 느끼고 있어서.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계속 써볼 생각이다.
나는 디자인을 좋아하고, 좋은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다.
현재 지방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처음 공공기관 디자이너로 입사하려고 할 때는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기대, 자세보다는
나의 쓸모를 먼저 생각했던 것같다. 내가 할 일이 보였고, 설레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다. 지금 7년째 인데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퇴사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분명해 지는 것 같다.
디자인 검토자인 팀장이 행정직이라는 것.
보통 팀장직은 40대 부터 50대까지 있다. 안타깝게도 디자인팀 팀장직은 주요 보직이 아니라는 점은 참고..(일반적으로 일잘하는 사람이 주요보직으로 간다는 것도 참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거지만 늘 여자 팀장님이셨는데 지내다 보면 '디자인팀장'이라는 환상? (잘못된 인상)이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었다. 하나는 그들이 외적으로 화려해 지는 것, 하나는 디자인 시안을 보며 지적하는 것...
주로 디자인 협의 업무는 담당(부서)자와 협의를 통해 도출된 디자인을 팀장님께 검토를 받는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로 시작하지만, 그런데 "너무 심심한거 아니야? " "이것도 강조되야 될 것 같아" "이런 색으로 해보면 어때?" 등 작은 의견인듯 하지만 디자인 전체를 흔드는 요구를 많이 받는다
처음엔 이래저래서 이렇게(내의견대로) 하는게 더 낫다는 (팀장님의 의견에 반하는) 나의 의견를 '명랑하게' 말했을 때는 나름 신선해 하셨던 것 같다. 살짝 놀라시면서 혀를 끌끌 차는 팀장님도 계셨고, 밖에선 다그렇게 하냐? 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요지는 어른(상사)이 뭐라고 하면 "네"라고 해야지 하는 얘기인 것 같았다.
그렇게 지적을 받고서는 나도 나름 충격이었고, 놀란마음에 적응하고자 의견을 가능한 다 수렴하려고 했는데
영혼을 파는 일이라 과정이 쉽지많은 않았다. 아무래도 디자인 전문 회사 아니고, 디자인 전공 팀장님도 아니어서 생각지도 못한 여러가지를 설득하고, 이해하고,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디자인을 선호하는지 파악이 된 나는 내 스스로 모든 단어를 강조하고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며 글자는 꽉차게 배경은 화려하게 만들어 내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0월0일 어디에서 하는 00행사개최"라는 타이틀의 현수막을 디자인한다고 하면 날짜, 장소, 행사제목 모두 소중하고 중요하기때문에 날짜는 파란색, 장소는 초록색, 장소는 빨간색으로 각자의 개성을 담고, 배경도 없으면 아쉽죠, 지자체 로고 당연히 들어가야되고, 주관주최 중요하죠, 간단한 프로그램 소개도 안넣을 수 없지! 이렇게 하나밖에 없지만 어디서 본듯한 안예쁜 현수막. 예쁜쓰레기가 내손에서 완성된다.
우습게도 그런 현수막이나 홍보물을 보고 내 쓸모를 생각했던 과거의 나.. 반성하자.. 너 경솔했어 아주!
나의노력은 무엇이어야 할까.
말을 잘 듣는 직원이기만 하면 될까. 나는 전문직으로서 인정을 받아 보다 자유롭게 더 나은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한번은 거리 현수막을 디자인 하는데 (세로로 긴 형태로 도로와 인도 사이에 한 쌍으로 연속적으로 걸리는 현수막)에 가로로 긴 형태의 로고가 한쪽에 크게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 로고를 오른쪽으로 회전시켜 적용했더니 익숙하지 않고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이해 못할 것 같다며 반려당한 경우도 있었다. 내가 너무 파격적인 디자인을 했던것.......
또 신설된 이용시설을 홍보하는 현수막 디자인을 요청받았는데 가능한 배경을 단순하게 하고 글자를 명확히 보이게 깔끔하게 하려했는데 배경이 너무 밋밋하다는 지적. 디자인 이유를 설명하니 이게 디자인이면 나도 하겠다는 팀장님 의견을 받고 수정해야 하는 나..
한번은 솔직하게 업무의 어려움을 용기내 고백해 본적이 있는데 팀장님 반응은 이러했다.
요약하자면
"디자인이 예술과 다른점은 모든 사람을 만족해야 하는 것.
나는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는 것.
내 의견도 반영하고 여러 의견을 반영해서 디자인을 도출해야하는것이 너의 일.
너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하고 싶으면 사업을 해야지"
나는 왜 이런 답변 생각지도 못했을까.. 팀장님 답변에 어리둥절 했지만.
이 날은 나도 물러서지 않고,
"디자인은 모두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고 그럴 수도 없다. 디자인의 목적을 보고 그것을 가장 잘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 디자인. 팀장님이 요구하는 것은 단지 내마음에 안드는 디자인이 아니라 좋은 디자인이 아닌것. 디자인이 취향의 다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디자인은 어느정도 정답이 있다.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서 하는경우가 많았고, 힘들었다. 나를 믿고 내가 하는 결과물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팀장님이 의견을 받아 디자인해도 내가 한거니 결과물에 대한 질책은 내가 받는거다. 책임은 있는데 자유가 없어 아쉽다."
이를 들은 팀장님은
"내가 많이 요구하는 것 아니다. 팀장으로서 그런 의견 낼 수 있다. 그런 의견도 안내면 내가 왜 여기 앉아있냐? "
나: 디자인전공 팀장님이 오셨으면 좋겠다
팀장님: 나도 그걸 원하고 시장님께 요청했다. 솔직히 내 디자인이 너무 밋밋해서 윗분들에게 싫은 소리 들을까봐 그런다. 많이 요구 안하고 인정해줄테니 내 의견도 반영해달라.
나: 속으로 울고있는 중..
팀장님 말씀중에 디자인은 모두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가슴에 꽂힌다.
아니 예수님도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는데 디자인이 어떻게 그걸? ...
어디서 잘못된 정보를 듣긴 하신것 같은데 이 이야기가 받아들여진다면 그걸 명분으로 사람을 괴롭힐 수도 있는 것이라 답답하고, 공포를 느꼈다.
많이요구하는게 아니라는 말은 그저 내맘대로 하고싶은 직원의 이기적인 투덜거림, 어리석은 헛소리로 들으신것 같아 어질했다.
여기서 나의 노력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곳에서 나는 무엇이 발전되어지고, 나아질까.
아니 내가 유명한 스타디자이너가 되자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이일을 오래도록 하며 나이들고 싶을뿐인데..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계신것 같았다. 나의 진정성이 닿질 않는 느낌이라 답답했다.
이렇게 계속 다녀야 한다고? 자꾸만 되묻게 된다.
20대라면 이만큼 고민하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은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하고 싶은일, 할 수 있는일이 같은 듯 아---주 달라 골치가 아프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그냥 맞춰서 해"
"만족은 다른데서 찾아" 같은 조언을 주로 들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은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 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용기를 내." "아직 늦지 않았어"
어느게 정말 좋은 결정일지 마음이 너무나도 복잡하다.
당신의 조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