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하는 것들로부터 나아가는방법 _ 동료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할때 가장 큰 이유가 사람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번 퇴사와 이직을 경험하면서 사람때문이었던 적은 한번 도 없었다. 그게 얼마나 큰 행운 이었는지 요즘 많이 깨닫는 중이다. 나의 지금 동료들 덕분이다. 인생 총량의 법칙일까 지금 직장에서 그동안 겪지 못했던 다양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몽땅 겪고 있는 듯하다. 나빼고 다 이상한 것같은데 알고보니 내가 제일 이상한건지도?
최근에 동료가 추진한 사업이 1년넘게 미뤄지자 팀장은 동료가 못하고 있으면 도와줘야지 가만히 있었냐고 나무랐다. 평소 팀장이 동료를 예뻐하고 나를 안좋아한다고 느껴왔던 터라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고, 알겠노라고 했다.
어디까지 진행했냐고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아무 얘기가 없었다. 상황을 보니 자료몇개 찾아본 정도가 전부인것 같았다. 아무래도 일년넘게 안한게 아니라 못한것 같았다.
하지만 동료는 아무말이 없었다.
동료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 내가 나만의 추측으로 일러주기가 조심스러웠다. 한참을 기다려도 진전이 없자
답답한 내가 일정을 짜고 할일을 알려주고 언제까지 해오라고 일렀다.
동료는 알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한참을 지나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주중에는 일의 진행상황을 알 수가 없어서 주말에 나오라고 했다. 붙잡고 할 마음이었다. 동료는 알겠다고 했다. 주말만 기다리는 아이를 뒤로하고 나왔는데 아무렇지 않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동료의 태도에 화가났다. 심지어 오늘은 집중이 안된다며 그냥 들어가자고 한다.
아니 왜이렇게 태평한거지? 왜 나만 답답하고 화나는거지? 너무 당당한 태도에 아무말이 안나오고 스트레스가 쫙—올라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찌푸려졌다. 황당하기도 했지만 무례하다고 느껴 너무 불쾌했다. 짜증이 섞인 말투로 본인때문에 나까지 혼나지 않았냐 이거 당신 사업인데 왜이렇게 태평하냐 빨리해서 달라고 했다.
동료도 짜증이 섞인 말투로 조용히 말했다. "팀장님도 가만히 있는데 왜이렇게 난리야"
......
그래 니사업인데 너가 안하는걸 뭐, 나는 할만큼 했어! 하고 그만 두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전에도 본인이 안한걸 내탓으로 한 팀장이 이번에도 그냥 나에게 뒤집어 씌울 것 같았다.
그래서 .. 혼자 했다. 개요를 내가 짜고 예시도 만들고 혼자하니 진도도 팍팍나가고 오리려 속이 편했다. 일부 정리만 동료가 하게 했고, 동료의 이름으로 사업이 올라갔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바보가 된것같았다.
어떤 고마운 마음이나 미안함 마음은 있었을까? 아무런 리액션이 없어서 알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대더니 결국 혼자 일 다했네? 멍청이. 라고 하려나.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을까? 뿌듯할까?
이후 마음으로 멀어지기도 했고, 일적으로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의견을 모아야 하는 일은 피할 수 없었다. 답답한건 동료는 표현을 안한다는 것. 업무에 대해 의견을 내면 그냥 듣고만 있는다. 그냥 무시하는 태도같았다. 의견을 내는 나를 나대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
내 의견이 반영이 되든 안되든 똑같이 힘들고 어려웠다. 매일신경이 쓰였다. 일이 많은게 차라리 나았다.
가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꾸만 실망을 하게 된다. 사고방식 자체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가 여러번이었다. 어떤날은 자꾸 일이 밀리길래 내가 하는 방식을 알려줬다. 하지만 듣지 않았다. 그러다 나보고 일을 너무 빨리 회신 하지 말라고 했다. 빨리 해주면 금방 되는 줄 안다고 했다. 나는 일을 받으면 데드라인까지 미루지 않는게 좋다. 그렇게 해서 잘못된 적도 힘든적도 없었다. 오히려 일이 밀리지 않으니 좋다고 생각해서 알려준 방식이었다. 그게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을 하니 이상했다. 본인은 (기다리다 못한)담당자가 언제되냐고 물으면 그때 시작한다고 했다. 노하우라도 되는건가? 동료의 태도가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누가알랴. 예쁜얼굴에 친절한 태도면 일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 같았다. 동료는 내가 답답할까? 나는 정말 답답하다. 업무만 겹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러려고 노력했다
사무실은 점점 더 조용해졌다. 회사생활의 대부분을 스트레스를 안받으려고 애쓰려고 보내는 터라 웃는일은 거의 없었다. 나는 점점 예민해지고 있었다.
8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날.
그 동료와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아기를 업은 여자와 그 여자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앞에 나타났다.
"00씨죠?" 그 여자는 단호하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동료에게 물었다.
동료는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정말 말그대로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그러고는 세 사람을 앉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멀리서 본 동료는 허리를 굽힌채 서 있었고, 3사람은 앉아 있었다. 얼마 후 자리에 돌아온 동료는 여전히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장문의 문자를 누군가에게 적고 있었다. 무슨일일까. 걱정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무슨 일이야? "
"어. 아니야 . 아무것도"
"아까 누구야? 괜찮은거야?"
"어.. 친구 가족이야"
...
"친구 가족? 그 친구가 혹시 남자야?"
"어.어.."
이상하게 솔직한 답변에 어리둥절한 나는 그 이상한 느낌을 확신했다.
' 불륜이구나.!'
어쩐지 이상하다고 느낀 내 촉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것같아 통쾌하면서도 인간성도 별로라고 생각하니 그순간부터 동료가 더, 더 싫어졌다.
나는 더 예민해졌고. 더 많이 신경쓰였다.
남의 사생활이니 신경쓰지마 라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쓰지마 라는 얘기는 하나도 적용이 되지 않았다.
회사생활이 곱절로 힘들어 졌다.
공격하는 사람 없이 집중공격을 받는 느낌이랄까.
가만히 있는 동료 옆에서 스스로 괴로워 하고 있는 나였다.
이제껏 이렇게 힘든 회사생활은 없었다. 내 할일만 잘하면 됐었던 지난날이 그리워 진다. 이런일이 처음이라니 그동안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쨋든 이렇게 계속 지낼수는 없다. 나는 동료에게 어떤 태도여야 될까. 좀처럼 답이 떠오르질 않는다.
매일 퇴사를 꿈꾸는 동시에 극복하고도 싶다.
이런사람이 여기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극복하고자 할때 이곳에서 나의 태도는 어때야 할까 ? 동료와 같은 마인드여야 될까?
아니면 정신승리하는 방법은?
아니면 나의 태도에서 고쳐야 할 점은?
답없는 고민들로 힘없는 하루가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