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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소송의 시작, 환자의 건강한 회복이 우선입니다

안녕하세요, 의료소송 간호사 선명입니다. 


오늘도 한 의뢰인분과 상담한 내용을 가지고 왔습니다.


*본문에 기재된 사례는 실제 접한 사례를 특정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각색하였습니다.



얼마 전, 한 의뢰인 분과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그분은 최근에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해 경미한 장애가 생기셨습니다. 일상생활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게 가능했지만, 이제는 좀 더 주의 깊게 살아가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병원에 대한 분노는 깊었고, 가족과 친지들 모두 의료소송을 강력하게 희망하며, 금전적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태였습니다. 의뢰인분께서 상담에 오자마자 수임료가 얼마든지 상관없으니, 소송을 바로 진행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먼저 그분을 진정시키고, 사건과 관련된 의무기록을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기록상에서도 병원의 과실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모든 기록을 확인한 후, 저는 의뢰인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지금 몸은 좀 괜찮으세요? 혹시 불편하신 점은 없으신가요?"     



그분은 잠시 생각하다가 "괜찮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현재 의료사고로 장애를 앓게 되셨는데, 혹시 관련된 정밀검사는 받아보셨나요? 지금은 괜찮으실지 몰라도, 앞으로의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밀검사도 꼭 받아보시고,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미리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소송은 병원에 대한 분노로 진행하겠지만, 이제 우리가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잘 꾸려나가느냐잖아요.“     


제 말을 들은 의뢰인 분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입을 여셨습니다. 의료사고가 발생한 이후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의 잘못에만 집중했지, 정작 본인의 몸 상태나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말해준 사람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저와 이야기를 나누며 의뢰인분은 처음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향후 삶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못된 의료행위을 바로잡고, 병원 측의 과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 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게끔 해야합니다.    


하지만 소송은 사람이 하는 겁니다. 치열한 법정 다툼 속 긴 시간동안 기다려야 하는 환자와 보호자는, 이 여정을 견디기 위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강인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싸움의 끝에서, 의뢰인분과 가족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결과를 맞이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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