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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스스로를 지키는 법

환자가 바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

안녕하세요, 의료소송 간호사 선명입니다.


저는 요즘 매주 1~2회 정도 신규상담을 진행하며, 새로운 의뢰인들의 의료사고에 대해 상담하고 있습니다. 매번 다른 사건을 다루지만, 최근 들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정말 똑똑한 의뢰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전 글에 이야기했듯이, 의료사고 당시 혹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현명하게 대처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술 혹은 수술 후 본인의 상태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스스로 사진 촬영을 통해 기록을 남기시는 분이 있습니다. 또, 의료과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본문에 기재된 사례는 실제 접한 사례를 특정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각색하였습니다.



사례 1 : 신속한 판단으로 큰 문제를 예방한 의뢰인 A님


의뢰인 A님은 국가건강검진에서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평소 자주 가는 병원에서 갑상선 관련 검사를 진행했기에, 해당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습니다. (조직검사는 신체 내부의 세포 또는 조직을 일정 부분을 떼어내어 검사하는 절차입니다.)


의뢰인 A님도 국소마취 후 갑상선에 조직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후 회복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이상함을 느끼셨습니다. 적은 출혈이었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았고 수술 부위의 뻐근함이 계속 느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조직검사 후 이상이 없으면 집으로 귀가합니다. 그러나 의뢰인 A님은 의료진의 귀가 권유에도 한동안 병원에서 대기하였습니다.


대기 중에도 출혈이 멈추지 않아, 보호자를 부르고 담당의사에게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고 즉시 알렸습니다. 담당의사도 이를 수상히 여기고, 초음파를 통해 조직검사 부위를 면밀히 살펴본 결과, 조직검사 주변 혈관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즉각적인 응급조치를 취하고 병원에 입원하여 회복된 후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침습적 처치'가 안전하게 시행되더라도, 언제든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 경우, 이를 즉시 의료진에게 보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사례 2: 기록과 기억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킨 B님


의뢰인 B님은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전문 병원을 찾아가셨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유명하고 평판이 좋았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바로 시술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임플란트 시술 중 갑작스럽게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수술 중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사는 사전 설명 없이 즉각적인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반드시 변경된 수술 방법과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해당 병원은 이러한 설명을 하지 않았고, 의뢰인 B님은 병원이 그 사실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이 설명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물으셨습니다.


다행히도 병원장님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이후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먼저 제시하는 등의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최근 들어  수술실 CCTV 개설, 대법원에서 의료소송에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등 환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들이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들을 위한 큰 변화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보호와 더불어,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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