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날의 이야기
고백했을 때도, 청혼했을 때도 약속했었다.
평생 너의 보호자가 되어,
너를 지켜주고 함께하겠다고.
그러니 울면 같이 울고,
웃으면 같이 웃자고.
주말에 엄마가 집에 내려오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둘이 있으면 혹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되고 무섭다고 하셨지만,
그런 말과 다르게
토요일에는 치과를 다녀온 뒤 잘 놀았고,
오늘은 느즈막히 일어나
티비도 보고 샤브샤브도 해 먹었다.
남편은 여전히 실감이 났다가도
멍한 상태로 있다가도 한다.
종종 표정 없이 가만히 있길래
괜찮냐고 물으면 “괜찮아”라는 말만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며
내가 고백했을 때, 프로포즈했을 때
남편을 지켜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꺼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하겠다고,
그때 했던 그 말을.
남편은 걱정하는 나를 의식해서인지
종일 혼자 앓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같이 울고, 같이 걱정하고 싶었다.
무서워도 되고 울어도 좋다고,
뭐든 함께하자고 이야기했다.
남편은 마음이 싱숭하다고 했다.
막연히 죽음에 대한 생각이 스쳤다다가,
수술이 걱정됐다가,
그러다 또 아무렇지 않게 용돈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받아들이는 과정이겠지.
그래서 말했다. 나랑 같이하자고.
우리는 가족이니까.
같이하자고.
다행히 조금씩 마음을 털어놓고
나에게 의지도 해주었다.
오늘도 이렇게 버텼으니 된 거다.
내일도 함께 나누고 잘 보내보자.
월요일에 CT를 찍었는데
화요일부터 발진과 가려움이 올라왔다.
사진으로는 잘 담기지 않았지만 정말 심했다.
금요일에 결국 MRI 받는 병원에 설명을 드리고
약을 받아왔다.
CT는 MRI보다 조영제 부작용이 많다고 한다.
그걸 몰라서 그냥 두고 있었던 게 미안했다.
혹시 밤에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올까 봐
금요일, 토요일 밤은 선잠을 잤다.
약과 물을 많이 마신 덕분인지
오늘은 거의 가라앉았고 가려움도 줄었다.
아마 내일이면 다 괜찮아질 듯하다.
요즘은 매일 의사 파업 뉴스를 검색하게 된다.
내 남편, 탈 없이
수술도, 재활도, 회복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그저 조용히,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