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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Jun 15. 2018

2018 지방선거 리뷰, 진보와 보수의 틀을 깨다

드디어 각 잡고 써보는 2018 지방선거 리뷰

개인적으로 이번 지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문재인이 빨갱이라며?



그동안 진보와 보수라는 언론이 만들어놓은 레토릭 위에서 사람들은 사고의 틀이 한정돼 있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보수의 아젠다'를 실리적인 성과로 보여줌으로써 그 틀을 깨버렸다.


여전히 언론들은 '진보의 성공', '보수의 몰락' 등 이 레토릭들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그들이 구조화해놓은 정치 지형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틀은 깨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90% 이상은 진보와 보수를 구별하지 못한다.

정치인들과 행정부 또한 진보인지 보수인지 명확하게 구별 안 된다.



사람들 스스로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자연스럽게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 안에서 투표할 이유가 없어졌다.


왜 보수는 쪽팔려야 하는가?



진보와 보수는 장단점이 각기 다른 것이지 쪽팔림이 기본 옵션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번 지선부터 쪽팔림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사고의 틀을 깨고 상식과 비상식 중에서 '상식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대통령이 클래스의 차이를 보여줌으로써 제공했다.   


      


그래서 '진보를 찍어야지', '보수를 찍어야지'가 아닌...

'문재인에게 힘을 주고 싶다'가 이번 지선의 테마가 됐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어울리지도 않는 레토릭은 걷어차버렸다.

축하한다.


진보 보수의 레토릭에서 빠져나온 것을...





나는 예전부터 블로그에 밝혀온 내용인데 보수적 성향이지만,

한국에서 진보 보수로 구분되길 거부한다.







1. 2018 지방선거는 힘을 줬다.


언론사들의 그래픽으로 간단하게 2018 지선의 결과를 모아봤다.



더민주의 압승이었다.

역대 초유의 압승이었다.


단순히 지자체장들뿐만이 아니라 광역의원을 79% 차지하면서

의회의 비토만 제외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짜 추진력이 생겼다.







의회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번 지방선거는 12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미니 총선이기도 했다.

역시 더민주의 압승이었다.






기존 구도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큰 변화가 생겼다.


총 300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더민주 130 + 민평당 14 + 정의당 6 + 바미당 인질(?) 3

이렇게만 해도 153으로 과반이 넘는다.


적어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안이라면 이들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로 국회의원 한명한명에게도 마인드적 변화가 생길 것이다.


 김진태처럼 카면 안되갔구나 이거



이렇게 진짜 문재인에게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겼다.







2. 부울경은 디비졌고, 대구경북은 고마해라



부울경이 완전히 디비졌다.

항상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대선주자의 등장과 함께 경남은 체질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부울경의 변화를 이끈 사람들은 모두 노무현이라는 꼭짓점으로 연결된 같은 꿈을 꿨던 사람들이다.

마지막 비서관, 영남 3대 인권 변호사, 그의 해수부 장관


그 사람이 지핀 불씨에 불을 지폈다.


 바보형, 보고 있나?






안타깝게도 대구경북은 변화에 동참하지 못했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쪽팔림을 선택했다.


대구, 경북에서도 많은 분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싸운 것을 알지만 조금 부족했다.


아마 전국에서 가장 열심히 주변과 싸웠을 것이다.

많이들 수고하셨다.



대구경북이 그 쪽팔림을 선택했으니, 쪽팔려야 한다.

창피함이 느껴질 때, 바꾸려는 의지가 생긴다.


물론 이것이 일반화를 통한 개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지역 비하로 이어지면 안 된다.

'쪽팔려서 못 살겠다'라며 더 부끄러워하고, 다음번엔 함께 가자.


나도 함께 쪽팔려 하겠다.

경상도 사람이니까...








오중기 후보, 임대윤 후보 수고들 많이 하셨다.

이들을 위해 노력하신 경상도의 워리어들 모두 수고 많이 하셨다.


다음번엔 함께 가자


사실 대구/경북보다 더 아쉬운 것은 제주도였다.








3. 권숙욱류의 피로감



나름 문재인 지지자들에게는 유명한 권순욱이라는 사람


조금 섬세한 사람들은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사람의 이름이 내 블로그에서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사실 작년부터 많은 글들이 이 부류의 사람들을 두고 우려하며 작성한 것이다.


자신이 전문가라고 자처하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을 적으로 규정한다.

이상한 정치공학(개인적으로는 CVID 급이라고 생각한다)과 협소한 시야로 사안을 해석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 노력은 없이,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방법만을 사용한다.


이것들을 통해, 스피커가 조금 커지면 선을 넘는다.

아주 많이...


난 이 사람이 다른 야망이 있느니, 정치 자영업자라느니 하는 판단은 하지 않는다.

다만 되지도 않는 전략 훈수질하지 마라.


더민주는 이 부류의 사람들과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한다.

선을 넘을 생각을 못하게끔...







4. 디바이드 앤 룰, 이간질 심화 학습



이간질하기 참 좋은 환경이었고,

이간질밖에 할 것이 없었다.


이번 지선에서의 전략이고, 이것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어느 정도까지 시민들이 학습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과거 계속돼왔지만, 사람들이 그만큼 여유가 없고 관심이 부족해서 학습을 안 했을 뿐이다.






아방궁으로 서민층을 이간질시켰고,

문준용으로 청년들을 이간질시켰다.


쭈욱 해오던 것들이다.



다만 이번 이간질이 달랐던 점이 하나 있다.


기존에는 지지하는 대상이 없는 이들을 이간질했다면,

이번에는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이간질했었다.




왜?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지지율이 70%를 넘어서다.


그 70%는 문재인 대통령을 자랑스러워하고 상당수는 지키고 싶어 한다.






여기서 약점이 하나 생긴다.


정서적으로 동조하면서 팬덤 문화가 생기고, 

팬덤 문화를 정서로만 이해한 이들은 내편니편뿐이다.

자신의 생각이 곧, 팬덤이 지향하는 정답이 된다.


하지만 이런 식의 팬덤 문화는 항상 그 스타를 고립시킨다.




작전세력이 대통령과 더민주를 갈라치기하고,

사짜 정치전문가들이 여기에 동조하고,

팬덤이 이간질 전쟁의 주력군이 된다.


그래서 자제하자는 말에도 무조건 '손가혁'이라고 낙인찍고 공격한다.

(실제로 선거 일주일 전부터 작전세력이 앞장서서 채용한 전술이다.)




이간질은 상대편은 웃게 만든다.

이간질은 평소에 우호적인 사람들은 등을 돌리게 만든다.


이 이간질 작전의 타겟들을 한 번 살펴보길 바란다.


김어준, 주진우, 추미애, 이해찬, 표창원, 최민희, 이동형 등등


이간질의 목적은 단기적으로는 '지방선거의 승부'였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재인의 고립'이다.








5. 이재명 리스크



이재명에 대해서 궁금한 이들이 많이 있을 거다.


이재명은 약점이 많은 정치인이다.


질 때 멋지게 지는 방법을 모르고,

정도보다는 편법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세련되게 대응할 줄 모르고,

아군과 적군으로 판단해서 적을 많이 만드는 스타일이다.


그것이 한때 사이다로 좋게 표현됐었다.




하지만 지금 언급되는 많은 논란들은 20%의 사실에 80%의 거짓을 더한 괴벨스급 선전물이 대다수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지금 논란되는 것들 대부분이 일베서 사용된 내용들이고,

최근 새로 생성된 논란들은 확증편향으로 만들어진 논란들이고,

자신만 옳다고 하는 PC주의자들의 논리는 스스로 복습해보길 바란다.





일단,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이재명이 애엄마를 고소했다.



이재명이 애엄마를 고소한 건가?

악플러를 고소했더니 애엄마였나?


조금만 사실을 뒤틀어도 얼마든지 이간질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애엄마'란 수사가 여기서 등장할 이유는 무엇일까?

정서에의 공감과 정서 강화를 위한 것이다.

이재명은 '애엄마'까지 고소하는 잔인무도한 자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함이다.


애엄마도 잘못할 수 있다.


아마도 선거가 끝났으니 서로서로 사과하면 잘 마무리될 문제다.




왜 이재명에 대해서 침묵했는가?


그들이 소란을 원했으니 당 차원에서 침묵한 걸로 보인다.

기존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도 온라인에서 이슈가 된다고 해명하고, 뉴스화가 되고, 자유당이 공격했다.

그래서 그것이 거대한 문제가 됐고 선거에 영향을 줬다.

처음으로 그런 고리를 끊은 사례다. 


이재명이 아무리 부족한 정치인이라도,

'자유한국당'의 남경필보다 100배는 나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재명은 대선급 정치인이 아니다.

이재명이 좀 더 나은 정치인이 되길 원한다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둬야 한다.






6. 보확찢과 확증편향


이재명은 약점이 많은지라, 이간질의 발파점으로 아주 좋다.

마침 친문으로 분류되는 전해철과의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겼기에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명분도 생겼다.


그래서 작전세력이 그 지점을 비집고 들어갔다.

좋은 타이밍과 타겟이었다.



일단 그들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언어의 퇴행과 사고의 단순화였다.

그것이 '보확찢'이다.


상상도 못할 패륜이라면서 그것을 입에 달고 돌아다니는 이들이 있었다.

언어가 퇴행되면, 사고는 단순해지고, 단정적이 된다.


일베와 페미가 변화된 시점이 언어의 퇴행부터였다.

언어가 퇴행되면 조심할 것이 없어진다.


'보확찢', '찢빠', '찢찢' 거리면서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며 문재인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많은 이들이 이 단어들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단순해졌다.



어젯밤 또 논란이 된 이재명 인터뷰 논란이다.


이해심을 가지고 한 번 바라봐보자.

아마 지선 기간 동안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말자고 협의했을 것이다.

그 논란들과 싸워오면서 선거에서 승리했다.


적어도 이재명에게는 잔칫날이고 저곳은 잔칫집이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더니, 주야장천 스캔들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묻는다.


이재명이 악마화가 되지 않았다면 기분 나쁜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저 리액션도 이재명 캐릭터의 약점에 따르면 이해가 간다.


실제로 일베가 사용하던 이재명 요소들 외에 최근 새롭게 논란이라고 하는 것들은 

80% 정도가 워딩 하나에 악마화 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확증편향적 논란들이었다.


의미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반박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미 악마화가 돼 있으니 통했다.


이재명이 문재인의 뒤통수를 칠 거다.


이 명제를 완성시키기 위해 

이상한 사짜 정치 전문가들의 뇌내 망상에서 나온 소설들이었다.


박사모 사이트 가보면 저런 정치소설들 넘쳐난다.


이번에 복습을 해서 제발 저런 단정하는 사람들 소설 좀 걸러서 보자.

그 소설을 쓰는 자들이 진짜 뒤통수를 칠 사람들이다.


가장 부탁하고 싶은 부분은 이것이다.


언어를 퇴행시키지 말자.









7. 혜경궁 김씨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잊었다.

그게 문재인의 그릇이고 포용하는 방법이다.


이 계정이 아내인지 아닌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다.

문제는 이재명과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커뮤니케이션 새로 배워야 한다.

비열하게 시끄럽게 떠드는 이들을 효과적이라고 거르지 못하면서 아군/적군으로만 구별하며 수많은 약점을 만들어낸다.



경기도민 중 떨떠름한 기분으로 이재명에게 표를 준 사람들이 상당수다.

그 분노와 찝찝함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경기도민이 충분히 고민하고 큰 그림을 보면서 파란나라를 만들었다.

대통령에게 힘이 실렸다. 쌩유!


이제 악마화를 통한 확증편향이 아니라, 이재명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좋을 듯하다.

얼마든지 경기도민들과 경기도 의원들이 제어하고 재평가할 수 있다.








8. 추미애 당대표



당대표로서 아주 많이 수고하셨다.

문재인 대통령이 1등 공신이지만, 당대표로서 굳건히 버텨준 추미애의 공도 절대 적지 않다.


물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서 엄청나게 적었다.


완벽한 공천이 아니었다며 추미애를 악마화하는 이들도 있지만,

과연 그것이 민노총의 최저시급 논란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 번에 너무 나아가면 반작용이 생기고,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게 된다.



다수를 보듬으며 한 단계씩 나아가면 된다.




당대표가 무슨 역할을 했냐는 이들에게 3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본다.



김종인이 출동했다면 어땠을까?


추미애는 역대급 당대표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방법만 조금 고민한다면 충분한 대권 주자다.








9. 복습해서 깨어 있자.



조용한 선거 같았지만, 사실 생각보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반도에서의 거대한 움직임 때문에 보이지 않았지만,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선거였다.


작전도 많았고, 변화도 많았고, 스토리도 많았고, 인물도 많았고, 기레기도 많았다.




이 과정을 한 번 복기해보자.

이렇게 여유 있는 정치학습, 다시는 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진짜 한국의 정치지형을 완벽하게 바꾸는 것은 2년 후의 총선이다.


이간질은 끊임없이 펼쳐질 거다.

그들이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다. 



하나만 확고하면 이간질에 휘둘리지 않는다.

평판이다.


얼마나 유명하냐가 아닌,
왜 유명한가를 보라.



이재명에 분노한 사이에 어떤 일들이 사라졌는가를 보자.


자유한국당의 매크로 작업, 양승태 사법농단, 바이오로직스 등

몇십 배는 중한 사건들이 시간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10. 정치와 브랜딩



도대체 어떤 자들에게 컨설팅을 받은 거냐?


이제 정치는 브랜딩이다.

지난 대선부터 본격적으로 정치에 브랜딩이 도입됐다.


단순히 슬로건뿐만이 아니라 말과 행동 공약이 합치가 돼야 브랜딩이 된다.

하지만 더민주를 제외한 단 하나의 정당도 브랜딩이 없다.


그나마 자유당이 브랜딩이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브랜딩이 박살나서 매국당으로 포지셔닝했다.


합리적 보수는 뭐고, 새정치는 무엇인가?




보통 컨설팅을 시작하면 처음에 브랜딩부터 잡는다.

인물과 공간, 비전을 조합하여 명분 있는 브랜딩을 조각한다.

브랜딩이 잡혀 있어야, 차후 마케팅의 방향이 정해진다.


장사가 안 되는 가게나 업체는 항상 비슷하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만 있고 이름만 열심히 짓고, 인테리어에만 엄청 투자한다.


브랜딩이 없고, 브랜딩이 없으니 브랜드에 부합하는 마케팅도 없다.

어울리지도 않는 성공사례 마케팅을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카피해서 대충 돌린다.

그렇게 죽도 밥도 아닌 선택할 이유가 없는 업체가 된다.



힘들면 연락해라~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기분 좋아서 그냥 슬쩍 적어본 후기

막 쓴 거라 문맥에 안 맞는 부분도 있을 텐데, 일 좀 하고 나중에 수정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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