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윙맨 Apr 04. 2018

국민들은 현명했다. 2016 총선 다시보기

2016 총선 나비효과 10가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20대 총선 결과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결과다.


나 역시도 많이 아쉬웠었다.

아쉬웠던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국민의당이 너무 많은 표를 받았고, 

정의당은 너무 적은 표를 받았다.







2년이 지나 다시 한 번 평가를 해보니, 

2016년의 총선이 대한민국의 정치 구도를 바꿀 정도로 

놀라울만큼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서 재평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2년이 지나서 다시 평가해보는 2016년 총선 이야기



1. 안철수가 구별해주다.



정치에 최신부터 관심을 가진 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2014~2016년 이 시기는 민주당 최악의 시기였다.


안철수와 김한길이 비슷한 이들과 당을 뒤흔들면서 당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새누리당과의 차별성도 찾기 힘들었고, 반새누리 의지도 사라졌다.


정치혐오증에 모두들 힘들어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문재인이 당대표가 된 이후에 안철수 마음대로 되지 않자,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을 모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한다.






마지막까지 선별해주며 가장 위험했던 이언주까지 솎아내 준다.

민주당 내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고, 목소리가 큰 이들을 모두 데려가주면서,

민주당이 개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물론 안철수 자신도 골라내줬다.






2. 구태를 은퇴시키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자신들을 정치 고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다.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이들의 면면이 확실히 드러났고,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됐다.


이들은 그들의 정치판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철저하게 실패하며 새로운 정치인들이 세상에 나타났다.


이 과정상의 나비효과가 더 흥미롭다.






3. 나비효과, 이한구가 친박하다.


이 총선은 새누리당에게 굉장히 중요한 선거였다.


김종인의 나비효과가 새누리당에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의 뻘짓을 보며 눈치 볼 필요 없이 이한구에게 공천을 좌지우지하도록 만든다.


그는 좋은 인물이 아닌 박근혜를 보좌할 사람들,

즉, 친박 검증사 역할을 하며 새누리당을 정치인이 아닌 사교집단으로 만들었다.



현재 자유한국당이 어떤 방법으로도 사랑받을 수 없는 이유다.

그나마 합리 코스프레도 못하는 박근혜와 친한 사람들의 정당이 됐다.






그 유명한 옥새런이 발생한 이유다.

여기에서 또 다른 나비효과가 발생한다.






4. 바른정당 분당과 탄핵 성공


2016년 총선 결과 새누리당은 선거는 패배했지만, 박근혜와 친한 사람들의 모임이 됐다.

친박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없었다.



박근혜 국정농단이 드러난 것은 그들에게는 최고의 찬스였다.

명분이 충분하기에, 그들은 탈당해서 바른정당을 만들어서 탄핵에 동참했다.


이들이 없었다면 탄핵은 불가능했지만, 그들에게도 친박과 경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를 해야 했지만 그들 스스로가 변하기는 싫었다.


반기문을 희망했지만 무산됐고, 유승민은 그들이 봐도 가능성이 없었다.







결국 아무런 명분도 없이 대선을 앞두고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은 자유한국당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들의 계획은 실패했고, 코스프레 속내를 모두 들켰다.






5. 문재인을 단련하다.


2012년 대선 패배 후 많은 사람들은 문재인의 약함을 걱정했다.


그의 인품은 믿겠지만, 과연 문재인이 이 정치인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에게 사상 최악의 스파르타식 교육이 진행됐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벌써 포기했을 법한 그런 가혹한 교육이다.



이 잔인함을 문재인은 견뎌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문재인을 역대 최고의 탱커라고 평가한다.





당시 문재인 당대표가 기자의 질문에 개빡친 모습


그 과정이 얼마나 악랄했는지 봤기 때문에,

이후에 난 이 사람이 약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6. 호남의 매너리즘을 깨다.



호남은 굉장히 재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호남도 변화를 원한다.



김종인이 호남 공천을 아주 깽판을 쳐놨다.

문재인이 호남에 내려가면 선거 망한다고 협박하며 가지 못하게 막았다.


호남이 민주당 텃밭이라고 무시한 결과를 그대로 돌려줬다.




호남은 다른 실험도 동시에 진행했다.



그 실험은 철저하게 실패했고, 다시는 그런 실험이 필요없음을 느꼈다.






7. 영남, 강원이 반성하다.


부울경에서는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경상북도와 강원도는 이유없이 빨간맛을 골랐다.


이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 선택이 국회 강원도 전설과 포스코 마적단을 세상에 드러냈다.

경상북도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듯 하지만, 강원도는 확실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8. 정의당의 실체를 보다.


민주당 김종인 주도의 총선 과정에 실망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선택을 했다.

유시민, 노회찬이 함께 한 팟캐스트의 영향도 컸다.


'비례는 정의당으로...'라는 캠페인을 자발적으로 벌였다.



정의당은 7%가 넘는 비례표를 득표하며 4명의 비례 국회의원을 탄생시켰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후회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대단한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정의당은 저 비례표로 인해 과한 자신감을 얻었다.

소통을 중시하고 상식을 중시하던 참여계 위주의 대중정당의 방향성을 포기했다.


비례표를 정의당에 주자는 캠페인을 벌였던 책임감으로 

몇 달간 정의당의 당원게시판을 모니터링했다.







그 변화과정은 끔찍했다.


당 내부에서 지저분한 정치공작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당 외부 뿐만이 아니라 당원들과도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고, 

당을 대표하는 사람들은 어떤 책임있는 리더십도 발휘하지 않았다.


2016 총선의 정의당 비례표 기부는 많은 이들에게 소위 '입진보'라는 개념을 세상에 알렸다.


사람들이 PC주의를 경계할 수 있는 기점이 됐다.









9. 대중에게 정치교육을 요구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근혜 시대를 지나오고 있었지만, 분노할 뿐 정치는 어려웠다.

공교육에서 정치교육을 하지 않고, 여전히 멀리 있는 거라고 느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은폐 사건이 2년간 이어지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정치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정치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10. 민주당이 혁신했다.



이 과정들을 거쳐서 더민주가 탄생했고, 당이 혁신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의 평가를 보면 한결같다.


더민주가 이렇게 한몸처럼 움직인 적이 없었다고... 최고의 선거였다고 한다.


물론 진짜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 집단이 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현재 더민주는 역대 어떤 민주당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이들이 퇴보하는동안 앞으로 나아갔다.








왜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20%를 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50%가 넘는 지지율을 더민주가 확보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2016년 총선에서 시작됐다.





지금 와서 다시 평가해보면,


국민들은 현명했다.
작가의 이전글 원희룡 제주지사와 제주 4.3 사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