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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Apr 08. 2018

김보름 vs 노선영? 프레임질에 바보가 안 되는 방법

오랜만에 또 좋은 소재가 나와서 가볍게 포스팅을 해 본다.

겨우 빙상연맹 따위의 프레임질에 속으면 앞으로 수많은 프레임질에 또 속게 된다.


프레임질에 바보가 안 되는 방법을 소개해본다.




1. 문제의 본질을 놓치지 마라.

2. 단어의 규정을 내려라.

3. 손가락을 보라고 하면 손가락을 분질러라.

4. 평판으로 맥락을 읽어라.

5. 신뢰할만한 사람의 의견을 참고해라.


위의 5가지 정도만 할 수 있으면 웬만한 프레임질은 다 벗어날 수 있다.

(쥔장도 9년간 그들과 투닥거리면서 배운 내용이다.)





여자 팀추월에 대해서 지금까지 썼던 글들을 먼저 간단하게 살펴본다.



<경기 직후>'

경기의 결과 따위는 처음부터 상관없었다.

여자 팀추월이 벌어지기 전 3일 동안 이런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강광배-윤성빈 스토리, 김아랑의 미소 축하, 이상화-고다이라의 포옹


여성 팀추월은 가장 보기 싫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임을 돌리진 않았고 그래서 김보름의 이름은 제목에 없다.

이 모습을 부추기는 어른들에 대한 분노였다.







<경기 다음날 기자회견 직후>


다음날 팀추월 팀의 기자회견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실제 경기와 경기 후의 그 모습, 사람들이 분노한 지점이 아니라

경기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의 모습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어른들의 문제만이 아닌 김보름도 직접 당사자 중의 하나가 됐다.







<노선영에 대한 마녀사냥 확산>


노선영의 블랙하우스 출연을 앞두고 모든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언론이 앞장섰고, 일베가 주도했고, 여론은 흔들렸다.


상황은 팀추월 기자회견 때부터 어떤 것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노선영의 거짓말로 김보름이 마녀사냥당했다'라며 전 온라인에 뿌리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들이 분노한 부분에서 변한 것은 없었다.







<프레임 전환 성공>


내가 베트남에 휴양하러 간 사이 이 여론장난질은 클라이맥스였다.

갔다 온 사이 여론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바뀌어 있었다.


노선영은 거짓말쟁이이고, 김보름은 사람들의 개돼지 짓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언플이다.


그래서 다녀오자마자 간단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간단하게 다뤘었다.

그 와중에 여론조작질의 증거 또한 보였었기에...오히려 더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여전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아이들은 반성할 생각이 전혀 없고, 어른들은 개혁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프레임질에 속지 않는 방법을 한 번 알아보자.


이 프레임질은 비단 사회/정치 분야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 프레임질이다.







1. 문제의 본질을 놓치지 말라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이 일련의 과정들 때문이었다.


팀추월은 팀경기인데 경기 내에서 팀원을 버리고, 경기 후에도 팀원을 버리네?

이게 무슨 스포츠냐?







이 인터뷰 장면이 불을 붙인 것이지, 이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후에,

이들은 사람들이 분노한 부분이 아니라 프레임 전환을 통해서 진실게임으로 몰고 가려 했다.


문제의 본질을 흩트리는 것을 물타기라고 부른다.









2.  단어의 규정을 내려라



많은 이들이 이 부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그들에게 흔들린다.


대부분의 사안들은 단어만 제대로 규정하면 해결된다.


팀추월이라는 종목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팀 게임이다.

이것만 정립되면 혼란스러워질 이유가 없다.









3. 손가락을 보라고 하면 손가락을 분질러라


프레임 장난질에 늘 등장하는 부분이다.

전혀 의미 없는 부분을 전문적으로 상세하게 다루면서 본질과 대체하려 한다.


세월호 은폐를 말하자, 보험금을 강조하고,

세월호 특별법 단식을 하자, 이혼 얘기를 꺼내들고,

채동욱이 댓글 수사 지지하자, 혼외자 의혹을 퍼트리며,

자원외교의 부실을 말하자,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드 결정 과정을 문제 삼자, 사드의 효용성을 이야기한다.



이상하게도 이런 현상은 항상 언론과 함께 한다.









4. 평판으로 맥락을 읽어라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누군지 보면 사안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편해진다.


맥락 읽는 것이 아직 힘들다면, 평판을 읽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5. 신뢰할만한 사람의 의견을 참조하라


물론 최종 판단은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스스로 판단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참조할만한 이들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단지 누군가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결론을 도출해가는 과정 자체가 신뢰할만한 누군가를 몇 명쯤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교차 체크도 중요하고, 한 사람이 모든 사안에 대한 평을 할 수도 없기에 여러명이 필요하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판단 능력도 길러진다.

물론 무조건 그들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나 또한 나의 '누군가'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마지막으로 연습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만능 언어처럼 그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60만 개돼지'에 대한 내용이다. 



본질과 맥락을 이해하면 오히려 저 숫자는 너무 당연해 보인다.


'개헌론'이니 '블록체인'같은 공부해야만 하는 정치/사회 문제와 달리, 

너무나 단순해서 누구나 분노할 수 있는 사안인데다가,

평창올림픽의 흥행 성공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라이브로 시청했다. 

(더군다나 이번 평창올림픽은 단순히 국제대회 이상의 문제여서 시청자층도 다르다)



쉬운 문제, 높은 시청율, 직적 목격, 목격자 성향 


 이것들을 감안해서 따져보면 오히려 60만은 적은 숫자다.

그들의 프레임 장난질에 걸려서 멈춘 숫자다.


'60만 개돼지론'도 결국 그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질이다.

더 이상 속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 들어서 레토릭으로 시전한 장난질이다.






60만이 우스워서가 아니라,

60만이 무서워서 만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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