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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Apr 10. 2018

평양냉면 부심이 끝나던 날, 부심과 질문

평양냉면은 이 맛에 먹는거야

2018년 4월 초, '봄이 온다'라는 북한에서의 공연이 있었다.

이 날들은 공연도 공연이지만, 평양냉면 부심이 끝나는 날이었다.






평양냉면 맛있게 먹는 법 알려주세요



딱 하나의 질문으로 오랫동안의 환상을 끝냈다.



평양냉면을 먹으러 누군가와 함께 가본 이들은 한 번쯤은 다 이 부심을 겪어봤을 듯하다.


뭔가 입맛에 맞지 않아서 갸우뚱거릴 때,


평양냉면은 이 맛에 먹는 거야





하지만 평양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이렇게 알려준다.

취향에 따라서 '식초, 양념장, 겨자'를 충분히 넣어준다.




그렇게 평양냉면을 평양에서는 먹는다.



백지영의 이 맛 평가가 참 재밌었다.


서울 평양냉면 맛이 아니야




이 포스팅은 그동안 평양냉면 부심을 부리던 이들을 비난하기 위해서도,

그것이 통쾌해서 작성하는 포스팅이 아니다.


그냥 그 부심이 만들어내는 허상과 아이러니, 오류에 대한 이야기다.



그 부심은 전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판을 배격한다.


그 부심이 어디서 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 부심이 무엇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부심에 의해 확신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아니면 틀린 거라는 결론을 내린다.





서울의 평양냉면 맛을 좋아하는 이들의 취향도 존중해야겠지만,

유민상 같은 이들의 평가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을 부심이 가로막는다.




찍먹/부먹같은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정파/사파를 나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질문이면 된다.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파는 사람에게 질문하면 된다.


평양냉면 맛있게 먹는 법 알려주세요


이 부심은 단순히 평양냉면 같은 소소한 부분뿐만이 아니라,

많은 곳들에서 보이고, 이상한 관습과 폐해를 만들어낸다.






온라인에서 가장 흥미롭던 부심은 군함도 친일 영화 스캔들이었다.



사실 군함도는 친일과 가장 반대편에 서 있던 영화였다.

완성도가 부족할지는 몰라도, 친일과는 전혀 엮일게 없었다.


일베가 부추기자, 역사덕후들이 달라붙었고, 여론은 뒤집혔고,


군함도는 친일매국 영화가 됐다.





덕후들은 부심을 가질 만큼 관심을 가지고 많은 것을 안다.

하지만 부심을 강요할 만큼의 객관적인 시각은 안 보인다.




덕후의 기본정신은 주관적인 애정이니까... 어쩔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덕후들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어느 분야의 덕후든 재미있다.


하지만 겸손함을 버리는 순간

단정하고 누군가에게 강요하는 부심은 오만한 실수를 부른다.








그나저나 이번 평양 공연을 가장 아쉬워할 사람은 이 사람이 아니었을까?



냉면 먹으러 간다고 안 했잖아요!

by 존 박





냉면의 계절이 다가온다.


냉면 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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