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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윙맨 Apr 11. 2018

다산 신도시 택배전쟁, 일어났어야만 하는 전쟁

한 아파트의 공고문 하나에서 시작됐다.

이 특별한 전쟁은...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는 다산 신도시 택배 전쟁이다.

일어났어야만 하는 전쟁이고, 파급 효과도 기대되는 전쟁이다.


기대하는 이유는 3가지다.


1. '손님은 왕이다'라는 전설이 깨질 수 있다.

2. 문제해결능력 부재의 폐해를 알 수 있다.

3. 적절한 디마케팅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 




단순히 흥미 위주로 볼 수도 있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사건으로 남을 거라 생각한다.






간단하게 상황 설명을 하자면 이러하다.


1. 다산 신도시 아파트는 지상에 차량 없는 아파트를 추구했다.

2. 얼마 전 엄마와 아이들이 택배차량에 치일 뻔한 사고가 발생한다.

3. 아파트는 택배차량의 단지 내 주행을 불허한다.

4. 아파트 관리 사무실은 지하 주자장을 이동하거나 직접 가져다 달라고 한다.

5. 택배기사들이 이 아파트의 택배 배송을 거부했고 확산 중이다.





사회생활, 특히 자영업을 하다 보면 나를 갉아먹는 것이 진상 손님을 만날 때다.

꼭 의도가 있어야 진상이 아니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진상이 돼서 상대방을 갉아먹는다.


특히 관리 사무실의 공고문은 마치 아파트 주민들에게 블랙컨슈머의 대응 방식을 알려주는 듯했다.



손님은 왕이다.



2500~3000원 냈다고 택배계에서 왕이 될 수 없다.


현재의 초저가 택배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주거지가 몰려 있고,

집 바로 앞에 택배차량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와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다산 신도시 아파트가 제시한 해결책은 2가지였다.


1. 지하주차장을 쓰기 위해 저상 택배차를 이용하라.

2. 택배차를 바꾸기 어렵다면 걸어서 배송하라. 




2가지 모두 열악한 택배사 시스템에서는 따르기 어려운 부분이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한 번 따져보자. 





이 해결책이 적절한지를 보기 위해서...





모든 쟁점의 책임소재는 아파트 측에 있다.


정말 따지고 싶다면, 고민이 얕았던 건설사 측에 따지거나

현재의 상황에서 동의할만한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면 택배사와 동의할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거다.


1. 택배기사에게 거리별 추가 과금을 지급한다.

2. 아파트 관리실에서 모두 수령하고 배송한다.

3. 별도의 지상 보관함을 두고 실버세대를 고용한다. 


2, 3번은 택배기사 배송이 일괄 배송으로 편해졌으니 

일정 부분 택배사에서 할인해서 새롭게 고용한 인원의 인건비에 보탠다.


동의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상대와 대화가 가능한 방법들이다.


무조건 남 탓하고, 나만 유리한 방법은 문제해결방법이 아니다.


보통 대기업이 하청의 단가 후려치는 방법이다.





현실 불가능한 방법들을 아파트는 택배사에 요구했고,

일부 택배사는 디마케팅으로 이에 대응했다.


적절하고 합리적인 디마케팅은 근로자에게뿐만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






좋은 판매자도 필요하지만, 좋은 소비자도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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