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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의 영국 Aug 20. 2022

옥스퍼드에만 있는 보물섬

스토리 뮤지엄


대학으로만 이루어진 아담한 옥스퍼드에만 무려 13개의 박물관이 있다. 그중 7개가 옥스퍼드 대학 소속 박물관이고 나머지 6개는 갤러리라 불리는 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조금은 특이한 독자적인 성격의 박물관도 있다.


오늘 소개할 박물관은 '특이한'에 해당되는 박물관으로 2022년 영국 박물관 어워드(Art Fund Museum of the Year 2022) 후보에 선정된 5개 박물관 중 하나인, 옥스퍼드 스토리 뮤지엄이다.


오직 옥스퍼드에만 있어 더욱 특별하고, 오래된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옥스퍼드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Art Fund Museum of the Year>는 박물관에 주는 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영국 내 박물관이 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이라고 한다.







The Story Museum 

The Story Museum highlights the human need for stories and celebrates the many ways that people can benefit from them.

스토리 뮤지엄은 인간의 이야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야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한다. 

Copyright by Google 



우리 가족이 이곳을 애정 하는 이유는 다른 박물관과는 확연이 다른 스토리 뮤지엄만의 특징 때문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스토리'가 주제인 곳으로, 영국인들의 이야기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게 큐레이팅 되어있다. 


뮤지엄은 크게 Small Worlds라는 어린이 맞춤 갤러리와 오직 스토리텔링만을 위한 The Whispering Wood(속삭이는 나무) 갤러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나니아 연대기>, <호리드 헨리> 등을 비롯한 영국을 대표하는 이야기 속 공간을 연출한 The Enchanted Library(마법의 도서관)로 이루어져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연극, 만들기, 이벤트가 진행되므로 방문 전 웹사이트 확인은 필수로 하는 것이 좋다. 


스몰월드
스몰월드 Copyright by Google



스토리 뮤지엄은 말 그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두의 공간임이 틀림없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그림책과 실제 같은 그림책 속 공간은 물론, 매주 바뀌는 스몰월드의 이야기는 전 세계 전래동화를 아이들의 눈높이로 들려준다. 


스몰월드는 스토리 가이드가 있고 시작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시간표를 확인 후 입장권을 예매해야 한다.

 60분으로 15-20분은 이야기 (시작과 끝에 두 가지의 스토리텔링이 있다), 40분은 만들기(매주 정해진 이야기를 테마로 한다), 역할놀이, 자유놀이로 채워진다. 


캐리비안 전래동화 <Yammering Yam>을 듣고 만든 물고기 




Whispering Wood 



whispering wood Copyright by Google


스몰월드 세션이 끝나면 스토리 뮤지엄의 개성을 가장 강력하게 보여주는 Whispering Wood 갤러리로 이동한다. '나무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입구에서 여행 패스를 목에 걸고 입장을 한다. 


이야기 속으로 떠나 볼까?


입구를 들어서면 여러 그루의 나무가 갤러리 전체를 메우고 있다. 각 나무는 하나씩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버튼을 누르면 이야기의 주제를 나타내는 캐릭터나 오브젝트가 전시된 작은 디스플레이에 불이 들어오고 수화기처럼 생긴 스피커를 꺼내 귀에 대면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치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전래동화처럼 1인용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이야기는 오직 내게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곳의 진풍경은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모두 스피커를 귀에 대고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다. 


whispering wood Copyright by Google





The Enchanted Library


또 다른 갤러리는 <마법의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 이야기 속 공간을 

재현해 놓은 갤러리로, 각 방마다 마치 책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재미난 큐레이션을 보여준다. 


<호리드 헨리> 방 Copyright by Google


말썽꾸러기 그래서 책의 제목도 <호리드 헨리>인 헨리의 방은 4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헨리의 침대 가장자리에 힘껏 앉으면 깜짝 놀랄 정도의 '방귀 소리'가 나와 아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곳이다. 


책상 위의 라디오를 틀면 헨리의 특징을 보여주는 시끄럽고 정신없는 음악이 나오고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춤을 추며 자지러지게 웃는 방이다. 


헨리의 방에서 마음껏 웃고 춤을 춘 아이는 갤러리를 나온 뒤, 헨리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다. 이렇게 재미있게 책 속의 주인공이 사는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내가 묻지 않아도 아이가 먼저 헨리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게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스토리 뮤지엄의 큐레이션이 좋은 건 말할 필요도 없는 것. 




<나니아 연대기> 속 배경이 되는 옷장 뒤의 세계를 표현한 공간은 재미있게도 입구가 모피코트가 걸린 옷장이다. 모피코트 여러 벌을 헤집고 들어서면 눈이 쌓인 다른 세계가 연출된다. 


나니아 연대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찌 이 공간에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항상 어른들로 북적이는 방이다. 


앨리스의 방 거울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4세 딸 


옥스퍼드의 자랑이자 세계적 사랑을 받는 클래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스토리 뮤지엄의 터줏대감 정도 아닐까? 옥스퍼드를 대표하는 이야기인 만큼 앨리스를 기념하는 공간은 물론, 해마다 여름만 되면 <앨리스의 날>이라는 명목 하에 퍼레이드와 큰 규모의 행사가 열린다. 


1년 365일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무가 있고, 세계 다양한 전래동화를 들으며 책 속 공간에서 놀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가족을 위한 박물관이 또 있을까? 







스토리 뮤지엄 웹사이트


https://www.storymuseum.org.uk/


THE STORY MUSEUM

42 Pembroke Street,
Oxford
OX1 1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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