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낭만 기차여행, 누워서 만난 로키 산맥

ep17. Rocky Mountain

by Moon

솔트레이크 시티 여행을 마치고, 덴버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누워서 가는 기차 여행을 택했다. 이 기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서 시카고까지 가는 2일짜리 열차인데, 나는 그 중간 여정을 가는 것이다.

솔트레이크시티 Amtrak 역

보이는 것처럼, 아침 3시에 출발해서 저녁 6시에 도착하는 여정인데, 이런 출발 시간으로 인해 기차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했다.

솔트레이크시티 역 대기실

그런데... 미국 기차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약 2시간 가량 지연되었다. 기차 위치를 계속 확인하다 지쳐서 잠에 들기도 하고, 계속 기차가 오는 시간을 물어보기도 했다.

5시를 넘겨서야 기차가 도착했다.

자리가 그렇게 넓지는 않다. 하지만 혼자 눕기에는 나쁘지 않은 사이즈고, 만약 한 방에 두명이 자고자 한다면 2층에 침대를 하나 더 만들어준다.



잠을 자지 않을 땐 서로 마주보는 의자 2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침대와 의자 두 형태를 모두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로키 산맥을 들어가는 기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기차의 특징은, coach석 (일반석)이 아닌 Rommette나 Private Room을 예약한 경우, 식사가 제공된다 (Coach석은 약 50달러를 내면 먹을 수 있다). 이날에도 승무원이 방으로 와서 아침 식사 시간을 공지해줬고, 식당 칸으로 이동했다.

Amtrak 메뉴. 왼쪽 사진이 아침과 점심이고, 오른쪽이 저녁이다.

아침은 간단하게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감자를 먹었다.




암트랙 기차여행의 특징 중 하나는, 아래처럼 4명이 앉는 테이블이라는 것이다. 만약 혼자 왔다면, 혼자 저 테이블에 앉는 것이 아니라 인원에 맞도록 다른 사람과 앉도록 하게 한다. (내향형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물론 나는 외국인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문제가 없었다.


로키 산맥의 변화하는 풍경들을 보며 식사를 한 후,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다.

위 자세로 누워서 창문 밖으로 하염없이 산맥 감상을 했다. 창밖을 보다 잠을 자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12시정도까지 기다리다 보면, 점심 시간이 온다. 점심도 식당 칸으로 이동해서 같은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이때부터 약간 제대로 산맥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열차에는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칸이 따로 있다. 식당 칸 바로 옆이라, 점심을 먹은 후 이 칸으로 이동했다.

여기서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당시 자기소개서를 써야 했던 상황이라,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풍경을 바라보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연 속에 들어가 있으니 글이 더 잘 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자기소개서를 쓰고 풍경을 감상해도, 저녁까지는 꽤 지루한 시간의 연속이다. 위 칸에서 방으로 돌아와서, 침대를 의자 형태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이것이 Rommette 좌석의 의자 상태이다. 이제 여기 앉아서 저녁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너무 바쁘게 달려온 나에게 주는 휴식이였다.

이것이 저녁 식사였다. 오른쪽이 스테이크인데, 암트랙 요리사가 정말 훌륭하게 스테이크를 구워줬다. 연어 스테이크 같은 메뉴도 있었지만, 스테이크를 주문한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왼쪽은 후식인 초코케이크이다. 미국 초코 특성상 아주 진하다. 그래서인지 절반 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




사실, 6시 20분 도착 예정이라 저녁은 못 먹을 줄 알았는데, 기차가 지연됨에 따라 8시 도착으로 미뤄져서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먹을 수 있었다.

가격이 400달러 정도여서 싸지는 않았지만, 식사를 모두 제공받는 가격에 누워서 이동하는 점까지 생각한다면 아주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이정도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