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세 번의 겨울 동안 ‘이것’에 의한 3,800여 건의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바로 ‘블랙 아이스(Black Ice)’입니다. 눈이 오지 않아도, 도로가 깨끗해 보여도 항상 겨울철 운전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죠.
* 참고: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통계
블랙 아이스란 도로 표면을 코팅처럼 덮고 있는 얇은 얼음막을 뜻합니다. 추운 겨울,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아스팔트 사이에 스며들어 있던 비나 눈, 공기 중의 습기가 노면 위로 얼게 됩니다. 이때 얼음 아래에 깔린 검은 아스팔트가 그대로 비쳐 보이기 때문에 블랙 아이스라고 불립니다.
블랙 아이스는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위험합니다. 도로와 같은 색인 블랙 아이스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지 못해 그대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블랙 아이스의 표면은 일반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 6배 더 미끄럽다고 합니다. 경찰청 역시 최근 5년 겨울철 눈길 사고 사망자 수보다 블랙 아이스 사망자 수가 4배가량 더 높다며 블랙 아이스의 위험성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이 은밀하고 위험한 블랙 아이스에 대한 대처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블랙 아이스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서행입니다. 운전의 기본이기도 하죠. 눈이나 비가 내린 뒤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 어디서든 블랙 아이스를 만날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감속 주행을 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블랙 아이스 구역은 넓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지나가기만 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자주 사용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크루즈 컨트롤은 차량을 일정 속도로 유지하는 기능입니다. 만약 블랙 아이스를 만났을 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켜져 있다면 속도를 줄이기 어렵겠죠? 크루즈 컨트롤, 겨울만큼은 잠시 꺼두세요.
차량 안전의 첫 번째, 바로 타이어입니다. 미끄러운 길이 많은 겨울에는 특히 더 중요한데요, 타이어가 적정 공기압을 유지해야 제동 거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기압과 마모 상태를 미리 체크하고, 낮은 온도에도 유연함과 접지력을 유지하는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기별 타이어가 궁금하다면 체크해 보세요!]
▶ 타이어 교체는 필수! 시기에 따라 필요한 타이어 종류와 구분법은?
블랙 아이스는 운전자가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헤드라이트입니다. 수분 입자로 이루어진 블랙 아이스 위로 헤드라이트를 비추면 빛이 반사되면서 블랙 아이스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나 눈이 내린 다음 날, 혹은 블랙 아이스가 생성되기 좋은 장소를 지나간다면 헤드라이트를 켜보세요. 만약 눈앞의 길이 반짝거린다면 느리더라도 돌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① 햇빛이 비치지 않는 응달이나 터널
공기가 차갑고 지표면의 온도가 낮아 블랙 아이스가 생기기 쉽습니다.
② 통행량이 많지 않은 길
통행량이 없으면 지표면 온도가 쉽게 떨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블랙 아이스 발생 가능성도 커지겠죠?
③ 교량이나 고가도로
공중에 떠 있는 도로는 도로 양면이 모두 공기에 접촉되기 때문에 일반 도로보다 더욱 쉽게 차가워집니다. 물 위를 가로지르는 교량의 경우 주변에 습기가 많아 블랙 아이스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렇게 조심했는데도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게 바로 사고입니다. 특히 사륜구동 차량은 저항력이 좋아서 운전자들이 마음을 놓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시 사륜구동이 아니라면 다른 차량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SUV나 트럭은 차의 무게 중심이 높아 블랙 아이스에 더 취약한 면도 있습니다.
만약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습니다. 첫째,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어야 합니다.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면 제동력이 더 떨어져 스핀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고 여러 번 나눠 밟아주세요. 제동거리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죠. 블랙 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충분히 알고 계신 안전상식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서행과 안전거리 확보, 그리고 기본적인 차량점검으로 새해에도 안전운전하세요.
* 이 글의 전문(full-text)보기와댓글 커뮤니케이션은
쌍용자동차 공식 블로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