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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자동차 토레스를 디자인한 사람들?

쌍용자동차가 4년 만에 선보인 신차 ‘토레스’가 사전계약 3만대를 비롯해 국내외를 포함해 총 6만여 대가 계약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토레스의 인기로는 가성비, 넓은 실내 공간 등도 있지만 정통 SUV다운 디자인을 꼽는 분들이 많죠.  


라디에이터 그릴에 쌍용차 로고 대신에 넣은 토레스 브랜드명,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 등 여러 특징을 비롯해 기존에 없었던 강인하고 와일드한 디자인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은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에 위치한 디자인센터에 방문해 디자인팀 팀장님 3인과 함께 토레스를 디자인하기까지의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익스테리어 디자인 문일한 팀장, 인테리어 디자인 양석균 팀장, UX 디자인 엄현수 팀장이 이야기하는 토레스를 만나볼까요?    


“토레스를 처음 공개하던 날의 두근거림을 잊을 수 없습니다”


Q. 토레스를 처음 소개하던 날부터 반응이 뜨거웠는데, 그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양석균 팀장 (이하 양석균): 당연히 기분이 좋죠. 보람도 많이 느껴집니다.  


문일한 팀장 (이하 문일한): 토레스를 공식 출시하는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저희가 만든 신차를 세상에 선보이는 첫 자리니까 너무 떨렸어요. 어떤 반응일지 기대가 되고 걱정도 됐죠. 당근마켓에 물건을 내놔도 반응이 궁금한 데, 신차를 선보일 때의 떨림은 말할 수 없죠. 미디어 쇼케이스 당일에 기사와 댓글 반응을 엄청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엄현수 팀장 (이하 엄현수):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저희가 기대했던 반응과 시장 반응을 비교해야 하니까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챙겨서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을 잘 살펴보고 무엇을 반영하고 수정할지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그 중에 하나가 새로운 스마트키인데요. 조만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이 정도면 토레스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인 것 같다고 느낀 지점이 있다면?  


문일한: 토레스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약 1만 2000대가 넘는 차량이 계약됐어요. 그때 잘 되고 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옆에 계신 양팀장님께서 과묵하신 편인데, 렌더링 품평회가 끝난 뒤에 “멋있어”라고 이야기해 주셨어요. 그때 참 보람찼습니다.  


양석균: 제가 처음 입사했을때 무쏘의 디자인은 완성단계에 있었습니다 신입사원 때였는데, 하루빨리 양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토레스를 만들며 한 30년 만에 처음으로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빨리 선보이고 싶었죠. 얼마 전, 고속도로에서 토레스를 발견했을 때 ‘토레스다!’라고 소리 지르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엄현수: 사실, 디자이너들끼리도 각자의 스타일이 달라서 공통된 의견이 나오기 쉽지 않아요. 성공하는 자동차의 경우 디자이너들의 내부적인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죠. 이번 신차 토레스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양산을 기다렸던 차입니다.    


“우리의 디자인 요소도 이미 세계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앞 범퍼에 TORRES 가 양각으로 들어가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문일한: 익스테리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엠블럼을 아예 제외하고 가는 것을 원했어요. 렌더링 단계에서는 아예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일단, 강인한 느낌을 주고자 프런트에 성벽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배치하며 튼튼한 이미지를 표현했습니다. 디자인을 하고 나니 막상 엠블럼이 들어갈 자리가 없더라고요. UX 디자인팀에게 엠블럼을 빼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전달했죠.  


엄현수: 따지고 보면 자동차에 엠블럼이 꼭 있어야 한다는 건 고정 관념이잖아요. 라디에이터 그릴, 테일 게이트 등 기본 포맷처럼 차에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있죠. 이런 고정 관념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양각을 시도했습니다. 토레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어요.  



Q. 토레스의 외관 이미지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후면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디자인인데요. 어떻게 디자인하게 되셨나요?  


문일한: 콘셉트카 때부터 스페어타이어 형태의 스토리지를 기획해왔어요. 정통 SUV하면 스페어타이어가 떠오를 정도로 강한 캐릭터라, 현대화시켜서 적용하려고 했죠. 정통 SUV를 지향하려고 하는 모델에는 앞으로도 계속 적용할 예정이에요. 다만, 어떤 기능을 넣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디벨롭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파워 테일게이트가 적용된 토레스는 위로 열리는 타입이라, 실질적으로 육각형 스토리지에는 뭘 실을 순 없어요. 디자인 단계에서는 그것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설계상으로 안전성 등의 문제로 빠지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부분이에요. 다음 차종에는 필사적으로 스토리지 박스를 좀 더 활용성 있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테일 게이트 개폐방식도 여러가지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Q. 토레스에는 건곤감리의 의미를 담고 있는 디자인 요소가 들어있는데요. 어떻게 고안하시고, 디자인에 녹여 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문일한: 대학생 때 궤를 가지고 디자인을 한 적 있어요. 태극기가 들어가면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세련미가 있더라고요. 코란도는 코리안 캔 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요. 우리도 태극기를 사용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외제차를 타야 자부심을 느끼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것도 이미 세계적이죠.    


“토레스의 실내는 이기적인 공간입니다”  



Q. 버튼 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양석균: 언제나 낯선 것에 대한 이질감은 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해 나가야 경쟁력이 있죠. 버튼 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고안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예전에는 운전석 쪽 계기판이나 버튼이 많으면 그 당시에는 자부심으로 느꼈어요. 나만 다룰 수 있다는 셀피쉬한 디자인이 인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미디어와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가 운전을 하고 있죠. 특별한 사용 설명서 없이도 몇 번의 조작으로 쉽게 익힐 수 있어요. 토레스는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이기적인 공간인 셈이죠.  


문일한: 최근 신차들은 속도 제어, 차선 유지 등의 스마트 보조 장치들이 잘되어 있어요. 터치스크린을 잠깐 다루는 것은 부담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다른 성능들이 뒷받침이 되어야 이질감도 빨리 익숙해지겠죠?  



엄현수: 소비자 입장에서 터치 스크린 관련해서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유저들의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졌고 스마트폰 세대들은 터치가 더 익숙하죠. 과도기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스로도 콘텐츠 조작도 가능하니 여러 가능성은 실험적으로 가지고 가도 좋을 것 같아요. 운전자가 늘 거주하는 공간과 인터페이스에 최대한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Q. 토레스에는 국내 최초 팔각형 핸들이 적용되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양석균: 토레스의 스티어링 휠은 더블 D 컷에 위아래를 자른 형태에요. 원형을 탈피한 스포티한 느낌을 많이 살렸죠. 슬림&와이드 형태로 클러스터를 직접적으로 잘 볼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처음에는 스티어링 휠의 위쪽을 생략하고 제작을 해볼까 했던 아이디어도 있어요.  



Q. 소비자들의 실내 BROWN COLOR 선호도가 매우 높은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엄현수: 완성도높은 CMF디자인 (컬러,소재,마감) 이라 생각합니다. 토레스의 인테리어 컬러의 포인트는 과감함이에요. 이렇게까지 높은 채도의 브라운 색상도, 카키색상도 최초 시도에요. 우선 인테리어 디자인이 잘 나온 게 한몫 했죠. 컬러 코디네이션 베이스는 디자인이 중요한데, 두 분 팀장님께서 완벽하게 잘 해주셔서 컬러 코디네이션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Q. 실내/외 COLOR COORDINATION에서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엄현수: 컬러 코디네이션의 기본은 쌍용차가 쌍용차다워 보이게 하는 게 첫 번째 조건입니다. 익스테리어에서는 바디 컬러를 통해서 쌍용차가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고려해야 하죠. 쌍용차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포레스트 그린으로 정체성을 드러냈어요. 바디 쉐입을 또렷하게 표현하는 아이언 메탈이라는 색상도 준비했고요. 인테리어 컬러도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관통하면서도 개인의 기호를 맞출 수 있도록 코디네이션을 진행했습니다.  



Q. 토레스의 실내, 실외 디자인을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양석균: 토레스의 익스테리어죠. 첫인상을 좌우하는 얼굴이 너무 멋있습니다.  


문일한: 대시보드 평평한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내부가 깔끔하게 정돈되고 뚫려 보여서 밖이 잘 보이더라고요. 또,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2열의 공간을 여유로워 보일 수 있도록 루프에서 각도의 변화를 준 것도 인상 깊어요. 여유로운 공간감을 확보해 줘서 좋더라고요.  


엄현수: 이 차의 매력은 도로에서 마주쳤을 때의 다른 차와는 차별되어 보이는 바디에 대한 첫인상이에요. 각진 차체가 터프하고 강인한 느낌을 주고 존재감을 매력적으로 뽐내죠.  


쌍용자동차 토레스 인기의 주역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토레스에 대한 열정과 서로를 향한 존중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 쌍용자동차가 디자인적으로 선보일 신선하고도 과감한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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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공식 블로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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