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책을 만났다
“우리는 함께 책을 읽고, 세상일을 이야기하고, 시를 썼다. 각자의 가슴속에 담긴 생각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서로 다른 처지가 그리 문제 되지는 않았다. 130p
“책 속에는 사람의 목소리가 있다. 세상살이와 사람살이에 대한 깨우침을 주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있고, 그늘진 신세를 한탄하는 울적한 목소리도 있다.” 51p
“나는 또한 그림을 보듯 책을 본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울창한 숲을, 책은 나에게 보여준다. 그 숲으로 한 발 내디뎌 본다. 높이 뻗은 아름드리나무들은 하늘마저 조각 내 새롭게 보이게 하고, 채 마르지 않은 이슬은 내 무릎을 적신다.” 52p
“어떤 때는 책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자연이 저마다 독특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그런 냄새이다.” 54p
“시간을 나눈다는 것은, 반드시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는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옛사람들로부터 나는, 그들의 시간을 나누어 받기도 한다. 옛사람들이 살아온 시간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들, 그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산과 들을. 내 안에 스며있는 그 시간들을 느낄 때면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249~25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