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날 Jun 15. 2020

[독서일기]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베토벤을 선물하다

“음악이라는 예술이 갖는 그 아름다운 진동이 우리 마음의 진동과 만났을 때, 인간이 지닌 무의식의 세계가 발전하고 승화한다. 예술은 삶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영혼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탐험하게 하는 미지의 여행이다.” 35p


금요일 밤이면 <팬텀싱어>를 즐겨본다. 성악, 국악, 가요, 뮤지컬, 오페라,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음악, 다채로운 음색을 가진 싱어들의 하모니가 큰 울림을 준다. 음악이 가진 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슴에 쿵하고 전해지는 파동은 오랜 시간 이어진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만났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이번에는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라는 제목에 이끌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을 만나본다.


베토벤은 나의 정신은 오로지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만 평온을 느낄 수 있다는 글을 남길 정도로 자연을 사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이겨냈으며, 청력을 잃었지만 독서와 산책을 즐기며 음악에 깊이를 더했고, 낮은 사회적 계급으로 차별을 받았지만 ‘당신과 같은 귀족은 얼마든지 있지만 세상에 베토벤은 나 하나뿐이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음악이 오래도록 기억되고, 위대한 작곡가로 인정받는 건 천재적인 재능, 그리고 그 이면에 가려져있던 평범함, 여러 악조건 속에서의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이지 아닐까. 지금도,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듣게 될 것 같다.


“음악은 영혼의 표현이기 때문에 그 표현은 테크닉이나 속도의 인질이 되어 억압받을 수 없다. 진정으로 베토벤의 음악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러한 제약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중 역시 작곡가와 상관없이 정해진 전통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베토벤의 음악을 즐기길 바란다.” 143p


어릴 적 집집마다 책꽂이에 꽂혀있던 위인전 전집, 거기에도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가 한 권 있었겠지. 이 책은 베토벤의 인생에서 큰 위로와 위안을 받은 피아니스트가 연주자로서, 자신의 롤 모델인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음악가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인생의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 내면의 변화가 가지는 음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제는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면 나도 그의 당당함을 조금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베토벤의 곡 중 9번 교향곡 <합창>은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불린다. 교향곡은 각자의 자리에서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기다림, 상대방을 향한 배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최선의 어우러짐이 하모니를 그려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런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은 1956년 분단국가였던 동독과 서독이 올림픽에 공동 선수단을 출전시키면서 독일 국가로 사용되었다. 독일에서 태어난 베토벤의 음악이 가지는 상징성, 합창이라는 곡에 담긴 메시지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묵직한 울림으로 전해졌을 것이다. 음악으로 진정 베토벤을 선물 받았을 그 시간을 어렴풋이 한번 그려본다.  


2020.06.05. 일상을 여행하는 S

매거진의 이전글 [독서일기] 방구석 미술관, 조원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