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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날 Apr 23. 2020

[독서일기] 아이를 위한 하루 한줄 인문학, 김종원

거울아, 거울아, 내 거울은 어떠니?

"사람들은 어른이라 불렀지만, 여전히 나는 작고 가벼운 마음을 가진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일까? 소리치지 않고 아이의 때를 차분하게 기다려주는 마음,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아이의 가능성을 믿는 마음, 아이가 짊어진 짐의 무게를 가늠해주는 마음, 이 모든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이의 삶을 나아지게 할 어른 아닐까? 진정한 어른의 마음을 갖춘 부모에게 아이가 배우며 점점 나아지는 것이다. 기억하라. 이 세상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149p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관심과 논란이 뜨거웠다.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입시공부를 해야만 하는 아이들과 아이들이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그 역할을 너무나 열심히 해내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웠다. 드라마를 보는 부모들 각자의 시각에 따라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오롯이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없는 아이들이 안타까운 것은 같은 마음이지 아닐까. 스카이캐슬의 아이들이 의사가 되고 싶고, 의사가 되어야 하는 건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카이캐슬에는 명문대 출신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 하지만 왜 꼭 의사여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가는 이유가 없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의사 이국종 교수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많아졌다. 그는 중학교 때 축농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는데 국가유공자 의료복지카드를 내민 그에게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라며 진료비도 받지 않고 치료를 해 준 이학산 의사의 영향으로 의사가 되었다고 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진심을 담아 격려의 말을 해 준 이학산 의사의 한 마디가 이국종 교수의 삶을 결정한 셈이다. 어린 이국종 교수는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는 삶의 원칙을 가졌다고 한다. 어른의 말 한마디가,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다.


"책은 예술적 안목을 단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다. 다만, 음악과 그림처럼 그것을 충분히 즐긴 후에 내면에서 스스로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을 아는 사람이 '같은 사물에서 다른 부분을 발견하는 안목'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한다. 독서는 반드시 새로운 생각을 자극해야 한다. 그리고 독서의 끝은 결국 실천이다." 35p


나는 책을 가까이에 두고, 읽고,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내 마음을 토닥토닥 다독이는 시간이 참 좋다. 잠들기 전, 가끔 책을 펼치고 있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들고 내 옆으로 와서 책을 읽는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을 배려해주는 아이에게 고맙고, 살아가는 데 있어 변하지 않고 좋은친구가 되어 줄 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아이가 대견하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렇다 할 독서법을 교육하는 엄마는 아니지만, 아직은 책을 가까이에 두고 편하게 펼치는 모습만으로도 고맙다.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은 엄마인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의 삶에 부모의 생각이, 사소한 말 한마디가, 그리고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알게 해 준다. 내가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함을 힘주어 말한다. 스카이캐슬의 부모처럼 상위 1%의 조건을 만들어줄 수는 없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는 상위 1%의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주고 싶다.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좋은 문구들을 만날 생각으로 책을 펼쳤지만, 아이에게 인문학적인 소양을 전해주기 위해 필요한 건 결국 부모의 생각, 가치, 태도가 중요함을 새삼 느꼈다. 인문학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엄마인 나에게 진정한 어른이 되어 가는 노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부모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아이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가지 않을까.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아이에게 있어 최고의 교육은 부모의 사랑이다. 지금 이 순간도 흐르고 있고, 당신도 모르게 그냥 지나치고 있을 지 모르는 아이의 골든타임, 내 아이를 빛나게 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 289p


2019.01.18. 어른이 되어가는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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