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궁금궁금, 그래서 무엇?
“천지가 캄캄해졌다. 모든 게 꺼졌다. 지금 내가 말을 함으로써 꺼버린 이 촛불처럼.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빛을 끈다.” 57p
“단어는 그것을 노래하는 음악가, 그것을 발음하는 배우, 그것의 형태보다 의미에 몰두해서 따라 읽는 독자 … 작가는 단어를 쓰기 위해 그것을 탐색한다. 매끄럽게 빠져나가는 얼음 덩어리 앞에서 일시 정지된 칼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고정된 시선과 경직된 자세로 빠져나가는 단어를 향해 두 손을 내밀어 애원하는 자이다. 어느 이름(명사)이나 하나같이 혀끝에서 맴돌기만 할 뿐이다. 이름이 필요할 때, 그것의 작고 까만 육체를 소생시켜야 할 사유가 발생할 때 그것을 소환할 줄 아는 것이 예술이다.” 13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