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의 가슴 시린 기억
<다가오는 말들>은 겪은 일, 들은 말, 읽은 말들로 엮은 에세이 모음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나 편견이 많던 한 사람이 타인을 이해하고 더 나은 생각을 만들어가는 성장의 기록이자 그러지 못했던 날들의 반성문이다. 나에게서 남으로, 한발 내디뎌 세상과 만난 기록이다. 10p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공간은 인간의 오만함을 비웃듯 무너져갔고, 빛나는 도시 파리는 슬픔에 잠겼습니다. 5년 전의 오늘, 우리는 역시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무언가를 놓쳐버렸습니다. ‘전원구조’ 그 어리석고도 허망했던 단어에 잠시 희망을 품었다가 눈 앞에서 서서히 국가의 무너짐을 목격했던 순간 … 어느 사이 감정의 모서리가 무디어져 누군가는 ‘지겹다’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잔인한 시간. 우리 곁에 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그 모든 것들은 정말로 우리 곁에 늘 남아있을 수 있을까. 놓쳐버린 그 순간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고자 파리의 시민들은 함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놓쳐버린 것들을 다시 되살릴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든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이어진다면 말입니다.” - 2019년 4월 16일, JTBC 뉴스 앵커 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