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서랍
진심을 숨기고 글 뒤에 감춰두려 하니 글이 더 어색해진다.
브런치에는 '작가의 서랍'이 있다. 내가 쓴 글들을 저장하면 서랍에 보관된다. 그 서랍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글들이 한가득이다. 쓰레기 창고같다고 할까. 소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주제는 마음에 들지만 마무리가 부족해서, 또는 글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잠들어 있는 글들이 있다. 몇 번이고 고치고 다듬었지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저장해 둔 한 글들도 적지 않다.
브런치에서 읽은 다른 작가분들의 글들은 간결하면서도 술술 읽혔다. 그럼에도 메시지의 의도는 정확했으며 감정도 묻어났다. 남들의 글귀를 그냥 훔쳐 쓰고 싶었다. 반면 내가 쓴 글들을 읽을 때,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단어, 문장, 문단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정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고, 처음에 그냥 그저 그랬지만 마지막에 다시 읽었을 때 마음에 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냥 다 부족해 보였다.
결국 마음에 드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 진심을 써야 한다. 하지만 내 모든 진심을 쏟아 낼 수 없다. 내 진심을 아직 글로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으며 내 진심을 표현한다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진심을 숨기고 글 뒤에 감춰두려 하니 글이 더 어색했다.
내 진심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면서 글을 잘 쓸 수 없을까? 노래 가사, 시처럼 서정적이지만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도 않고 담백하게 말이다. 아마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글귀를 써내기 어려울 것이다. 더 많은 삶의 경험과 더 많은 글을 읽을 시간이 필요하다. 아마 그때까지 나의 서랍에 많은 글들이 쌓이겠지... 그 글들이 쌓이는 과정 속에서 더 나은 글이 나오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