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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공학도 Jul 07. 2023

변화에 대하여,

[니클의 소년들]을 읽고,

변화는 한 개인에 의해 완료되지 못한다. 다만 촉발될 수 있다.


영화 1987의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영화 변호인의 "이라믄 안 되는 거잖아요" 


행동에 망설였던 개인들은 한 개인의 행동과 그와 관련된 사건을 경험하며 점진적으로 변화해간다.


이 책에서 변화의 촉발은 바로 엘우드로부터 시작된다. 


P30. "마르코니 씨는 의자에 앉아서 엘우드가 점점 자라면서 동네 아이들과는 달리 자신만의 태양을 향해 기울어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P39. "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P107. "모두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모두가 한패라는 뜻이었다. 만약 그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공법이었다. 그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의 생각은 언제나 이랬다." 
P113. "세상은 생각 없는 군중이라도 엘우는 그들 사이를 뚫고 똑바로 걸어가리라. 그들이 그에게 욕을 하고 침을 뱉고 폭력을 휘둘러도 그는 끝까지 나아갈 것이다. 피로에 지치고 피투성이가 되어도 끝까지 나아갈 것이다."
P135. "엘우드는 백인 대학생 같은 말투를 썼고, 꼭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을 읽어 자기만의 원자폭탄에 쓸 우라늄을 캐냈다. 그래도 여전히 굳건해 보였다."


엘우드는 스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좌절과 회의는 직접 그 현장에 있지 않고서는 온전히 알지 못하는 감정일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좌절과 회의와 싸워나간다. 


P137. "법을 바꿀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때로는 사회를 구성하는 체계보다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그 때는 법이 사람들을 따뜻하게 지켜줬으면. 


P184. "한 번만이라도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써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 이렇게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금하는 것. 아주 작은 나비의 날갯짓 같은 생각까지도 금하는 것은 곧 인간성을 죽이는 일이었다."
P196. "하지만 사실 그는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킹 목사가 옥중 편지에서 말한 검둥이들처럼 변해버렸다. 오랫동안 억압당한 끝에 그냥 현실에 안주하며 멍해져서 그 현실을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침대로 여기고 잠드는 법을 터득한 검둥이."


사회의 수명은 개인에게 허락된 시간에 비해 길다. 

변화가 촉발되고 있는 순간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가고 있다. 

엘우드 그리고 니클의 아이들의 시계의 시침 또한 그들에게 상처를 내며 흘러가고 있었다. 


P209. "치키 피트와 트럼펫. 어쩌면 그가 직업적인 연주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펑크 밴드의 세션 맨이나 오케스트라 단원 같은 것. 일이 지금과 다르게 풀렸다면 안 될 것도 없었겠지. 그곳에서 그렇게 망가지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이 모두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병을 치료하거나 뇌수술을 하는 의사가 됐을 수도 있고,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물건을 발명하거나 대통령에 출마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천대였을지도 모르는 그들의 재능. 물론 그들 모두가 천재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치키 피트가 특수 상대성 이론 문제를 풀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그들은 평범한 삶이라는 소박한 즐거움조차 누릴 기회가 없었다. 경주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불구가 되어 절룩거리며, 정상이 되는 방법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재능, 노력, 운.

이 3가지 중 대부분의 우리는 일상 속에서 누리는 이 운이라는 축복을 더 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다.  


P250. "SNCC 사람들과, 킹 목사 주변의 사람들. 엘우드는 이미 실패를 맛보았지만, 다시 도전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변화를 위해 당당히 일어서는 것 외에 또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엘우드로부터 시작된 투쟁은 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의 작가 콜슨 화이트헤드는 이 책은 모두 허구하는 사실을 밝혔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마치 실제 있었던 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누리는 삶까지 얼마나 많은 변화와 상처가 있었을까.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공간에도 그런 변화가 시작되고 있을까. 


그 변화를 앞장서 촉발하는 개인이 되지는 않아도, 최소한 그들을 존중하고 침묵하지 않은 개인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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