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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공학도 Jun 22. 2024

[글감] 내 의견을 갖는다는 것

1. 대학교 때 교육봉사를 하며 만났던 중학생 멘티가 오랜만에 연락을 했다.


이제 어느덧 대학교 4학년,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했다.

(허걱... 시간이 이렇게 빠르구나)

카톡으로 전달된 멘티의 텍스트엔 그 시기에 보통 느끼는 약간의 불안과 조급함이 담겨 보였다.

아마도 이미 충분히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을 그 친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도움은

"괜찮아 잘하고 있네", "결국은 잘 될 거야"라는 지지의 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멘티가 보내온 자소서를 읽고, 그리고 이후 면접 전형을 위한 조언들도 대부분 결국은  잘 될 거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기적 비관을 가장한 장기적 낙관의 말들이었다. 사실 나의 의견이 멘티가 취한 상황에 맞는 100%의 정답도 아니라는 생각에 말들이 조심스럽기도 했다.



2.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멘티가 가고 싶어 했던 기업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래 수고했다!"

 

앞으로 멘티가 몸소 겪게 될 일의 현장에서 때로는 회의감을, 때로는 기대했던 성취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몇 가지 말들을 적어본다.



3. 나의 의견을, 즉 내 목소리를 내는 것.


외국 기업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한국의 기업 문화에 비해서는 speak-up 문화가 더 선진적으로 정착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아직 대기업의 문화에서는 탑다운 방식의 나란히 정렬된 의견 속에서 일처리 하는 것이 더 익숙한 것처럼 나는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엔지니어로서 일한다면 나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것도 습관의 한 종류여서, 차근차근 연습하지 않으면 아예 인식에서 사라지기 마련이고 이후 그 엔지니어의 일처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으로부터 파생되어 본인 부여하는 일의 의미를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 의견을 갖는다는 것은 일의 오너십을 조금씩 키워간다는 것이고, 이것의 유무에 따라 결국 일에 대한 동력과 이후의 성취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의견을 낼 때는 먼저 사람들 앞에서 내 목소리를 낼 용기가 필요하고, 또 그 주장은 논리적이어야 한다. 의견을 내는 것은 개발 혹은 연구의 방향을 설정할 때 하나의 관점을 고려사항에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의견이 논리적이지 않아 구성원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더 이상 의견으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용기가 있는 논리적인 의견은 다른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한번 더 검토되어야 한다. 이는 의견이 갖고 있는 힘보다는 '유연성'에 관한 것인데, 어쨌든 우리의 토의는 일이 잘 진행되는 방향으로 이끄는 목적인 것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냐를 결정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때로는 논리적이고 옳은 의견이 좋은 의사 결정을 도출하지는 못한다.



4. 정리하자면 용기, 논리, 그리고 사려 깊음.


이 세 가지를 기억하며. 아직 내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의견을 내기 두렵더라도, 내가 틀릴까 봐 걱정되더라도 조금씩 내 바운더리 안에서라도 나의 의견을 내는 연습을 한다면, 점점 나의 의견을 갖게 되고 이는 곧 오너십이 되어 너의 일과 너를 한층 더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의견도 내봐야 의사 결정 방향의 길이 보이게 되고, 시야도 계속 보려고 해야 넓어지고 깊어진다.



PS. 너의 새로운 시작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너의 목소리가 너와 주변 구성원들을 함께 성장시키고, 너의 배려가 모두의 하루를 좋게 만들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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