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글자를 본 적 있나요?

by 자치언론 파란

플래시


우린 무심코 돌을 던진다. 맞아 죽는 개구리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다.

개구리를 발견한 뒤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에둘러도 개구리는 죽어있을 뿐이다.

'난독증'은 우리에게 왠지 익숙한 단어다.정확히 어떤 증상의 질병인지, 왜 나타나는 건지 알지는 못해도 농감으로는 많이 소비해본 단어이기 때문레 그렇다. 우리는 흔히 글을 잘못 읽거나, 해석을 잘못한 사람에게 '난독증이냐'는 농담을 던지곤한다. 순간의 실수를 희화화시켜 놀릴 때나 독해력의 부족을 비난할 때 이 표현을 사용한다. 너무나 만연하게 사용돼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운 말이 됐지만, 나는 여전히 이 말이 불편하다.

나에겐 난독증을 가진 친구가 있다. 입시시절부터 몇 년을 옆에서 지켜봐온 친구이기에 난독증은 나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운 질병이었다. 난독증을 가진 사람의 삶을 한 번 엿보면 난독증이라는 질환이 농담으로 소비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감기처럼 그저 어떤 사람이 지닌 하나의 질병일 뿐이라는 거. 우리가 감기에 걸린 사람을 구분지어 비하하지 않듯 난독증도 그런 평범한 질병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거. 여기 그 친구의 이야기가 있다.



<인터뷰 질문과 답변 일부분>

Q1. 본인이 겪고 있는 난독증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글자들이 허공에 뜬다는 느낌은 이게 제가 책을 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느껴지는 건데요, 글자들이 저한테 다가오는 듯한 느낌? "


Q2. 알고 있는 다른 증상에는 어떤 게 있나요?


"제 주변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분들이 거의 난독증을 같이 가지고 계세요."


Q3. 난독증을 앓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가장 힘들었던 건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아요. 계속해서 글을 읽고 문제를 풀고 시험을 보고 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니까요. "


Q4. 일상생활에서 가장 곤란할 때가 언젠가요.


"일상생활에서는 ...., 설명문 읽을 때, 안내문 읽을 때요. 그리고 친구들이 써준 장문의 손 편지를 읽을 때도 바로 읽어보지 못해서 조금 슬퍼요."


Q5. 종이 도서, 전자기기 등을 사용할 때 어떻게 사용하는지, 또한 어떤 폰트, 크기로 했을 때 읽기 편한 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전자기기는 크면 좋은데 그렇다고 너무 크면 단어끼리 끊기는 것 때문에 좀 힘들고, 효도 폰 사이즈 정도가 좋은 것 같아요!"


Q6. 사람들이 '난독증'을 유머코드, 농담으로 소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너 난독증이냐?') 이야기해주세요.


"사실은 난독증도 그냥 감기처럼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만성민감성 피부처럼 그냥 일종의 질병적 특성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혐오표현을 정당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말하는 거다. 아무렴, 난독증 환자가 정말 싫어서 그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당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표적이 된 사람은 억울하다. 죽이는 사람은 없지만 죽어가는 영혼만 존재하니, 아이러니하다.


'난독증이냐'는 말을 뱉을 때 당신이 있는 그 공간에 난독증 환자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면, 정말 난독증 환자가 싫으면, 내 주변 사람이 난독증을 갖고 있어도 그 말을 쓰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하지만 해당사항이 없다면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하고 싶다. 무심코 던진 돌에 오늘도 개구리는 죽어가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흔쾌히 털어놓아준 친구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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