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보는 여성들

by 자치언론 파란

동경 달리 디자인 달리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매일 나의 저녁 6시 30분에는 고정된 스케줄이 있다. 그것은 거실 소파에 앉아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하는 것. 한 프로야구팀의 오랜 팬이었던 아빠 밑에서 자란 나에게 야구는 너무 당연하고 익숙한 존재였다. 아빠에게 리모컨을 뺏겨 어쩔 수 없이 야구를 보던 때부터 시간만 되면 스스로 중계를 찾아보는 지금, 이 순간까지 나는 한 명의 ‘야구팬’으로써 존재해 왔다. 그럼과 동시에 오래전부터 이 팀을 응원해 왔다는 자부심 또한 갖고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자란 지금 내가 만난 세상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대학에 온 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나에 대해 소개할 때, 야구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주 들은 이야기는 “그럼 넌 000선수 좋아해?”, “000선수 때문에?”. 하나같이 우리 팀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잘생겼다고 유명한 선수 이야기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선수 때문이 아닌 팀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라 해명했다. 워낙 유명한 선수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과연 내가 남자였어도 이런 질문들을 받았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하루는 야구를 좋아하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한 팀 커뮤니티에 들어가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후기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여성 혐오적 표현을 숨 쉬듯 사용하고 있었고, 중계에 잡히거나 직관 때 본 여성 팬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글 또한 무수히 셀 수 없었다. 차마 입에 담기조차 힘든 발언을 하는 글들도 많았다. 지금은 그런 커뮤니티는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처음 마주했을 당시의 충격은 잊을 수 없다.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프로배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이제 여성 팬의 영향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설, 캐스터들의 공식적인 중계에서의 여성혐오적 발언, 흔히 ‘얼빠’라고 부르며 여성 팬들을 무시하는 분위기 등은 아직까지도 스포츠 문화가 여성을 주체적인 하나의 ‘팬’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를 인식하고 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과연 여성 팬이 아닌 ‘팬’그 자체로서 스포츠를 즐기는 우리가 될 수 있을까?




해설, 캐스터들의 여성혐오적 발언

‘여성분들은 일단 배트에 맞으면 안타인 줄 알고 환호하는데 파울이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분이 동시에 오면 설명해 주시느라고 시간을 많이 할애해주시죠.’


‘포스 플레이 규칙은 너무 어려워서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설명하기 난감하다.’


누가 보더라도 여성팬에 대한 무시가 담긴 말임을 느낄 수 있다.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무의식중에 여성팬들은 야.알.못(야구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위의 첫번째 발언이 나왔을 당시 중계화면에는 성별 상관없이 대부분의 팬들이 아쉬워하는 장면이 송출되는 중이었다. 사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오직 해설의 주관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사실 야구 중계 캐스터 및 해설들의 여성팬을 무시하는 발언은 오랜 시간 전부터 많이 문제 제기가 되어 왔다.



전문은 <파란 8호: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얼평의 대상이 되다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 관중이 카메라에 잡히는 일이 굉장히 빈번하다. 개성넘치는 응원 문구를 작성한 스케치북을 든 관중이 잡히기도 하고, 매우 열성적으로 응원 동작을 따라하며 응원가를 부르는 관중이 잡히기도 한다. 때로는 부모자식이나, 친구끼리 다른 팀을 응원하여 생기는 재미난 해프닝을 볼 수도 있다. 중계를 통해 이러한 관중들의 모습을 보면 경기장에 가있지는 않지만 화면을 통해서라도 함께 경기장서 응원하는 듯한 재미와 생동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기에 중계에 관중을 잡는 것을 마냥 탓하기는 어렵다.



전문은 <파란 8호: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성팬들을 ‘얼빠’로 치부하는 일

몇 년 사이 프로야구에 여성 팬이 매우 증가했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실제 직관을 가도 몇 년 전에 비해 전체적인 관중 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팬들이 훨씬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별 상관 없이 팬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구단에게나, 팬들에게나 매우 좋은 일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현상과 함께 여러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잡음이 생겨났다. 특정 여성팬들을 ‘얼빠’라고 부르며 욕하는 글이 전보다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은 <파란 8호: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보는 여성들을 직접 만나다

스포츠 속 여성 팬에 대해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20대 스포츠 여성 팬을 만났다. 그녀는 매우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영향으로 여러 스포츠를 관람해 왔고, 요즘에도 종종 시간이 날 때면 친구들과 직관을 가기도 한다며 말을 이었다.


Q1.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스포츠 인기가 나날이 증가하는데, 실제로도 느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여성 스포츠 팬이 늘어났다는 걸 정말 매일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선 경기장을 가거나 중계만 봐도 응원석에 여성의 비율이 훨씬 많은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기장에 가면 응원단장님이 성별을 나누어 응원을 주도하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남성 팬의 목소리보다 여성 팬의 목소리가 클 때가 훨씬 많습니다. 또한 경기가 끝나고 팬서비스를 기다릴 때도 여성 팬들이 더 많은 걸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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