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지구 디자인 함박
여러분이 정의하는 ‘책’이란 무엇인가요?
현대 사회에서 독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출판 업계의 불황, 종이책 판매량 감소, 그리고 책을 읽지 않는 현대인들... 한 번쯤 들어보셨을 내용입니다. 하지만 책에 관심이 있어도 종이책을 구매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긴 노동시간은 독서를 위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종이책을 모으기 위해서는 적절한 공간도 필요합니다. 눕거나 엎드린 자세로 책을 읽기에 두께가 방해되기도 하고,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자니 가방 속 짐을 하나라도 덜고 싶어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종이책 독서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한 책들이 있습니다. 독특한 형태로 전해지는 이 이야기들을 과연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정의하는 ‘책’은 이들을 포함할 수 있을까요?
인스타그램에서 읽는 글
인스타그램 매거진은 카드 뉴스 형식으로 글을 작성하여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 매체입니다. 음악, 에세이, 평론, 비평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매거진’이란 의미 그대로 잡지처럼 여러 주제를 섞어 한 번에 제공하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글’이라고 하면 짧은 글들의 묶음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약 4~10페이지 분량의 긴 글이 이어져 게시됩니다.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SNS를 사용하는 찰나에 이러한 글들을 접하게 됩니다. 바쁜 현대인에게 가장 접근성 높은 글 형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원래 사진 중심의 플랫폼입니다. 글을 게시할 때도 반드시 사진과 함께 올려야 하며, 글을 읽으려면 ‘더보기’를 눌러야 합니다. 검색 결과로 나오는 정보들은 사진의 나열입니다. 즉 인스타그램에서 ‘글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시각적인 플랫폼에서 텍스트를 강조하는 상반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통해 글을 읽는다는 것은, 시각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텍스트를 갈망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과연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e-book의 시대, 웹소설
여러분은 전자책(e-book)을 읽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전자책은 종이책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선 디지털 형식의 책으로, 책의 형태가 한정적일 때부터 이미 대중화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자책 관련 분야의 매출과 종사 인력은 50% 안팎의 큰 폭으로 성장하며, 전자책은 명실상부한 책의 일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여전히 책을 읽고 싶어 한다는 증거이며, 종이책을 읽기 어려운 환경에서 전자책이 대체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전자책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책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수문학이 신춘문예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등단해야 한다면, 웹소설은 형식과 내용에 제약이 없으며 주로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장르문학을 연재합니다. 이런 이유로 웹소설이 문학으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과거에는 하위 문학으로 취급받기도 했지만, 웹소설이 디지털화의 흐름 속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텍스트의 새로운 형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전자책이 기존에 출판된 책을 디지털화한 것이라면, 웹소설은 처음부터 디지털로 태어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1편당 100원의 소액 결제,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은
바쁜 현대인들이 부담 없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책은 글로만 구성되어야 할까? 웹툰과 오디오북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구전으로 계승되는 이야기들, 고대 벽화에 담긴 그림, 놀이터에 남겨진 낙서에서도 우리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매체가 발전한 현대에는 더 많은 방법과 형태의 이야기들이 생겨났습니다. 만약 책의 핵심이 ‘이야기’와 ‘글’이라면, 이런 형태의 이야기들도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바로 ‘웹툰’입니다. 웹툰은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만화로, 전자책 시장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웹소설처럼 빠르게 소비할 수 있다는 편리함, 디지털 기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순식간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현재 웹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며, 2024년 네이버웹툰이 수출한 한국 웹툰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2조 4,062억으로 추산됩니다.
정지은. 2024. “네이버웹툰 “지난해 4.3조 경제적 파급효과 창출””. 한국경제.
글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오디오북(Audio book)은 텍스트 없이 귀로만 이야기를 듣는 형태의 책입니다. 오디오북은 주로 출판된 종이책을 낭독하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종이책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실체와 글 없이 이야기만 존재하기 때문에 책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디오북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웹소설과 웹툰조차도 짧게 읽을 시간을 내야 하지만, 오디오북은 손이 자유롭고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시간 사용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이야기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텍스트와 이야기는 시대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종이책만이 책이라는 고전적인 정의는 현대의 다양한 독서 형태를 설명하기에 부족할 수 있습니다. 책은 단순히 종이 위에 글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야기란 읽히지 않으면 그 힘을 잃고 맙니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남기 위해, 책은 고정된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들의 삶에 맞춘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닌, 사람들이 여전히 이야기를 갈망하고 그것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아닐까요?
파란의 글을 마저 보고싶다면?
지금 바로 <파란>을 구매하세요! 재고 프리오더 진행 중!
브런치 메시지
파란 텀블벅 https://www.tumblbug.com/u/smwuparan
파란 인스타그램 DM https://www.instagram.com/smwu.paran.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