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의가 지구에 전달될 수 있을 때까지

by 자치언론 파란

글 키르케, 시선 디자인 웨이브



“이 실리콘과 검은 머리 파 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할 것을 서약합니까?”


실리콘 빨대, 컵홀더, 밀폐 용기 등 최근 재사용 가능한 실리콘 제품들이 제로 웨이스트1라는 태그를 달고 소비자들을 찾아간다. 실리콘 제품이 몇 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막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런 단적인 생각에서 멈추면 안 된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소비한 실리콘 제품은 어떻게 버려질까?”, “제로 웨이스트 원칙에 맞게 정말 녹여져 새로운 실리콘으로 재활용될까?” 같은 생각까지 이어져야 한다. 실리콘의 실상은 환상과 다르다. 실리콘은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과 불순물들을 섞어 만든 합성소재로, 재활용될 수 없는 소각 폐기물 이다. 플라스틱(pp) 100%로 이루어진 제품들은 분리수거를 잘 한다면 다시 재활용되어 돌아올 수 있지만, 소재들이 혼합돼 만들어진 실리콘은 재활용할 수 없다. 실리콘을 모두 분해해 그 안에 들어 있는 소량의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찾아내는 것은 아직 경제성이 없 다. 우리가 버린 실리콘은 그대로 소각되어 땅에 매립되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줄이고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실리콘 제품을 소비했다면 그 실리콘은 나와 평생을 함께할 반려 실리콘이 되어야 한다.


사실 실리콘 말고도 우리 주변엔 이런 모순적인 실상을 가진 제품들이 많다. 또 위장된 친환경 이미지를 이용해 돈을 버는 기업들도 있다. 지금까지의 글을 읽었을 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왜 소비자인 우리는 이런 정보를 쉽게 얻지 못하고 기업들은 어떻게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는가. 우리는 이제 ‘그린 워싱’이라는 개념으로 그 질문에 답해보려 한다.



그린워싱 이야기


‘그린워싱’이란 ‘green’과 ‘white washing(세탁)’ 의 합성어로, 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속여 홍보하거나 이미지를 구성하는 행위이며 ‘위장환경주의’라고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득을 위해 이러한 부분을 감추고 친환경적 소재나 캠페인 등을 부각해 기업을 에코프렌들리한 이미지로 포장하는 것이다.



기업 이야기


최근 기업들 간에는 ‘ESG 경영’이 대두되고 있다.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앞글자를 따 만든 단어로 환경과 사회적 책 임, 그리고 지배구조를 고려해 건전한 기업 활동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윤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유념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다 양한 영향을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시도이지만, 소비자들이 좋은 것만 보게 하려는 태도로 임한다면 이는 결국 그린워싱을 초래한다.



환경부 이야기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물건을 집을 때 그 물건의 기억을 읽을 수 없다. 내가 집은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분리배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파악하려면 포장지에 써있는 형형색색의 표시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경부의 인증마크는 직관적이지 않은 디자인과 낮은 인증 기준으로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준다. 또한 민간 자율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로하스 인증’ ‘EQ마크’ ‘tr마크’ 등 법적 근거 없이 민간에서 자체수익사업으로 발행하고 있는 인증도 있다. 자격요건이 안되는 인증표시를 시중에 배포해 친환경 인증의 기준이 너무 낮은 것은 환경부에서 암묵적으로 그린워싱을 돕는 것이다.



개인 이야기


"집에 텀블러랑 에코백 몇 개씩 있으세요?"

우리가 소비하는 텀블러는 1000번 이상은 써야 텀블러를 만든 자원과 세척에 쓰는 물, 세제를 모두 상쇄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리는 15번, 플라스틱은 17번, 세라믹은 39번 사용해야 딱 사용된 자원만큼 상쇄할 수 있다. 에코백은 131번은 사용해야 한다. 일 년에 4-5개월은 매일 써야 하고 그 기간 동안 비닐을 쓰지 않는다면 에코백에 사용된 자원을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영국에서 사람들의 사용 빈도를 측정한 결과 에코백은 평균 51회 정도 사용되고 버려진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텀블러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국민의 78%이지만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대체하기 위해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은 그중 31% 밖에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이슈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린워싱을 일삼는 기업도 많지만, 그만큼 정직하게 제로웨이스트에 힘쓰고 친환경적으로 물건을 생산·마케팅하는 기업도 많다. 자신이 너무 안일했다고 무력감을 가지기보다, 매일매일 더 ‘에코프렌들리’한 일상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지구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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