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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박 Jan 04. 2023

다채로운 멜로디의 힘을 빌려 ‘희망’을 노래하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그리고 『헤어스프레이』

2023년에도 ‘영화, 보고서’를 통한 심심한 고찰은 계속될 예정이다. 첫 콘텐츠 주제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뮤지컬 영화’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흔히들 노래에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때로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가사에 녹여낸 은유적인 메시지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한다.


무대 공간 속 다채로운 볼거리를 고스란히 재현해 낸 두 작품. 이들 모두 당대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이슈를 가사와 멜로디의 힘을 빌려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넘버를 통해 노래하고자 했던 이들의 ‘희망’에 주목한 심심한 고찰을 시작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1961
© West Side Story

가문 간 갈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20세기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익숙한 플롯 구조에 당대 사회 문제를 반영해 새롭게 뒤틀었다는 부분이 흥미롭다.


완성도 있는 군무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두 집단의 팽팽한 대립을 보여주는 댄스 배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멜로디 라인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구두굽 소리, 역동적인 움직임과 화려한 군무 그리고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의상까지. 다채롭고 감각적인 미장센을 보여주는 장면의 향연을 주목할 만하다.


이주민들이 바라본 당대 미국 사회는 자유와 평등, 평화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커져만 갈수록 현실은 더욱 잔혹하게 다가오는 법.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과 억압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우리는 ‘다양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성숙한가. 여전히 특정 집단의 보이지 않는 투쟁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명쾌한 해답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을 위해 이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정당화하는가?

『헤어스프레이(Hairspray)』, 2007
© Hairspray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 TV 댄스쇼 출연을 꿈꾸는 ‘트레이시’의 미스 스프레이 도전기. 꿈을 향한 강단 있는 용기 그리고 미소를 잃지 않는 그녀의 사랑스러운 행보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비단 꿈 많고 낙천적인 소녀의 모습만을 그려낼 뿐만 아니라, 1960년대 미국 사회가 안고 있었던 여러 이슈들을 함께 조명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충실히 드러내는 희망적인 메시지 덕분에 러닝타임 내내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달까.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자리 잡고 있는 ‘차별’의 양상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벽을 향해 맞서는 사람들. 다름은 틀린 게 아닌 이해와 존중의 영역이라는 것을 망각한 자들에게, 평등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외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쾌한 멜로디로 느끼고 싶다면.


© 2023. 박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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