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물랑루즈>
당분간은 ‘공연예술’ 범주에 속하는 작품들에 주목하고자 한다. 3월 첫째 주, 작가 ‘박’의 심심한 고찰 그 아홉 번째 시간을 시작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극을 올린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유심히 지켜봤던 뮤지컬 <물랑루즈>를 관람하기 위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작영화만큼의 화려함에 압도당하는 강렬한 비주얼을 눈에 담을 수 있었던 해당 작품에 관한 심심한 고찰을 시작하고자 한다.
독특하게도 ‘프리쇼’가 진행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달까. 강렬한 원색 조명과 네온사인이 자리한 무대 곳곳에 배우들이 등장해 공연 시작 전 작품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관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다채롭게 활용한 가령 ‘프리쇼’와 같은 이벤트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덕분인지 마치 물랑루즈에 온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특정 뮤지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고유한 넘버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익숙한 팝송이 다채롭게 믹싱된 넘버가 끊임없이 등장해서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믹스 앤 매치된 팝송이 주를 이루기에 귀에 확 와닿는 넘버가 없어 아쉽긴 했지만 무대, 의상, 조명 등 연출적인 측면에서는 공들인 티가 났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엘비스 프레슬리, 엘튼 존 같은 올드팝 가수들을 좋아해서 이들의 노래들이 넘버로 등장할 때 캐치하는 재미도 있었다. 스토리 라인에 맞게 리메이크한 ‘Your Song’에 현장감까지 더해지니 인물들의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달까. 원작영화 <물랑루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팝송들을 넘버로 등장시켜 차별화한 점도 좋았다. 특히, 과감한 믹스 앤 매치나 비주얼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원작영화 감독 특유의 연출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러한 부분들이 무대 공간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원작팬인 나로서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비주얼적인 부분을 충실히 답습하고, 이를 무대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연출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관객에게 황홀경의 순간을 선사한 뮤지컬 <물랑루즈>. 재연, 삼연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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