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레스트 검프』 그리고 『나비효과』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글감을 준비하다 보니 제법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근에 감상한 영화 두 작품이 우연의 일치로 '삶'과 '인생'이라는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가끔씩은 '영화, 보고서'라는 타이틀로,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 두 편에 대한 심심한 고찰을 풀어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어느덧 다섯 번째 고찰을 맞이하는 작가 박의 시선을 빌려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I'm Forrest... Forrest Gump."
정류장 한편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남성.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의 모습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는 미국의 굵직굵직한 역사적 흐름 속에 존재했던 한 남자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일목요연하게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성공 비법은 없었다. 타인에게 진심 어린 선의를 베풀고 최선을 다해 현재의 삶을 대하는 것.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는 그의 모습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인생을 마주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달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도 같다는 말처럼. 우연에 의한 것일지라도, 필연에 의한 것일지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도 그처럼 제법 근사한 인생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 2004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커다란 폭풍을 불러일으킨다는 '나비효과' 이론을 충실히 녹여낸 작품. 한순간의 선택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연쇄적으로 나열한 타임슬립 패러독스를 보여주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여러 요소 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개념은 '선택'이다.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이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흔드는 순간을 매섭게 포착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이렇게 행동했더라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이미 엎질러진 과거의 선택이 잔상처럼 아른거리는 후회의 순간들.
어쩌면 이 영화는 과거를 후회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재의 삶도 결국 무수히 많은 선택지 중 스스로가 택한 결과의 일부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말고, 더 나은 미래를 그리며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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