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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박 Jul 20. 2022

그땐 그랬지, 풋풋한 청춘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 『청설』 그리고 『나의 소녀시대』

'영화, 보고서' 두 번째 시간의 주인공.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을 뜻하는, '청춘(靑春)'.


누군가에게 '청춘'은 지나간 과거 속에 존재하는 추억의 한 페이지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찬란히 써 내려가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감정 표현에 서툴렀던 청춘들의 시선을 빌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두 작품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심심한 고찰을 시작하고자 한다


『청설(Hear Me)』, 2009
© Hear Me

작품 속 주요한 의사소통 수단은 '수화'이다. 그렇기에 인물들이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을 빈번하게 만날 수 있다. 섬세한 손짓과 몸짓 그리고 표정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감정선, 시종일관 잔잔한 호흡을 유지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다는 점. 보편적인 직품들과는 다른 이 영화만의 매력이자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 한 마디를 '마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수화'라는 의사소통 수단이 지닌 진실되고 아름다운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계절적인 배경을 느낄 수 있는 소리들이 오디오에 잔잔하게 물든 덕분에 그 계절의 분위기를 듬뿍 만끽할 수 있었다. 여름의 싱그러운 향기를 담고 있는 사랑스러운 대만의 청춘 영화, 요즘 같은 시기에 한 편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

『나의 소녀시대(Our Times)』, 2015
© Our Times

뻔한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해당 작품은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서툰 주인공들의 시선을 빌려 학창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풋풋했던 그 시절을 아름답게 회상할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대만 영화가 그러하듯.


기억에 남았던 대사 'Aquí te amo'를 직역하면 '이곳에서 너를 사랑해'라는 뜻이다. 왜 단순히 사랑한다는 말에서 그치지 않고 '여기'라는 장소의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로 감정을 표현했을까. 당신과 함께했던 장소에서 공유한 수많은 추억들을 아우르는 의미가 내포된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을 사랑한다는 의미가 'Aquí'에 담긴 것은 아닐까.


첫사랑이 마냥 아름답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그 사람 자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과거의 향수를 지극히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장소'에서의 추억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 2022. 박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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