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 스님의 책도 좋아해서 읽고 카카오 소식도 받으며 좋은 말씀을 되새기곤 했어.
근데 풀 소유 스님을 보고 크게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어.
나도 남산 뷰 집에 외제차에 부족한 게 없으면 누구보다 너그러운 맘으로 베풀 수 있을 거란 말이지.
근데 풀 소유 스님은 가진 게 많아서 그렇게 너그러웠었나 싶어.
기억나는 책 구절 중에서도 화에 대한 얘기가 있어.
평소 욱하는 게 있어서 화에 대해서 어항에 비유한 게 있어.
흙탕물 같은 어항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고 맑아지거든. 그래 화도 잠시만 내 화를 내버려 두자.
그러면 자연스레 가라앉을 거야. 화내는 건 좋지 않아. 그래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화를 내면 상대방도 다치게 할 수 있고 좋을 게 없어. 그래서 나도 화가 날 거 같으면 꾹꾹 참았어.
속은 좀 부글부글 하지만 겉으로 화를 욱하고 표현하는 건 옯지 않으니까.
괜히 나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게 하는 것도 좋을 게 없잖아. 그렇게 화를 억누르다 보니 말을 안 하게 됐어.
표정까진 숨기지 못하는 거 같아. 그래도 그냥 참았어. 그러다 보니 말수도 줄어들게 됐어.
그런데 또 그렇게 있으면 왜 웃질 않냐. 말이 없냐고 그래.
나에게 삐져나와있는 화란 심지에 불을 붙여 터트리려고만 해. 하지만 되도록이면 터트리면 안 돼.
모든 게 안 좋아질 뿐이야. 그래서 난 또 참으려고 해. 근데 속은 더 힘들어.
미칠 것만 같아. 나보고 어쩌라고.
그냥 두면 안 돼? 그냥 실실 웃고 떠들어야만 하는 거야? 난 미칠 것만 같다고.
나에 대해서 나의 감정이 어떤지 전혀 궁금하지 않잖아. 오로지 자기 얘기만 하고 싶은 거잖아.
어차피 내가 얘기해도 잘 듣지 않을 거잖아. 별로 관심도 없잖아.
그러니 화를 내? 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