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다. 그래서 정부가 그토록 한식의 세계화에 목을 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식의 세계화는 정부의 숙원 사업이었다. 한식세계화 공식 사이트(http://www.hansik.org/kr/index.do)에 따르면, 세계 식품시장은 정보통신(IT), 자동차, 철강 산업보다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요 산업 중 하나다. 또한, 정부는 한식은 건강과 웰빙을 지향하는 음식으로 세계 식품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만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출처: 한식세계화 공식 사이트)
이를 위해 한식의 브랜드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한식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한식 홍보 콘텐츠를 보급하고, 국제 행사를 통해 한식을 홍보했다. 그 뒤로는 한식 전문인력의 국외진출을 지원하고, 한식 문화 자료를 정리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힘썼다. 현재는 실질적인 한식 현지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식과 관광산업을 연계하고, 하외에 한식당 프랜차이즈가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식 세계화 사업은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은 전액 국고 보조로 운영되지만, 배정되는 예산은 해마다 줄고 있다. 문제점도 많이 드러났다. 해외에서 한식 재료를 공급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브랜드 확산이 어려웠고, 해외 음식점 수 확산에만 집중하다 보니 국내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식 요리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서양인에게 한식 고유의 스타일을 강요한다는 점도 큰 문제로 작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홍보를 시작한 한류 아이돌이 인기를 얻으며 큰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한식 홍보는 그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어쨌거나 한식 세계화 사업은 '한류 문화'를 알리기 위한 한국 정부의 간판 사업 중 하나다. 지난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KCON2016프랑스'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프랑스에 한류 문화를 알리려 애썼다. 이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로 K 팝, K 푸드, K 콘텐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행사에 대한 비판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것은 행사의 통역을 선발할 때 '예쁜 분'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는 것이다. 모델이 아닌 통역으로 지원했지만, 키와 몸무게, 전신사진까지 요구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한식을 홍보하기 위해 왜 아이돌을 동원하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샤이니가 소개를 하고 그러니까 붕어빵이나 여기 디저트들도 인기가 폭발하지 않을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붕어빵과 떡 등 이 자리에서 소개된 한식 디저트는 식감이 익숙하지 않아 서양인이 선호하지 않는 음식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한마디로 소비자를 파악하지 않는 마케팅을 국가 단위로 펼친 셈이다.
식문화는 단순히 음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함께 음식을 먹을 때의 예절,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음식의 역사 등이 모두 함께할 때 그 나라의 식문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예쁜 분'들만이 통역으로 함께하고, '인기많은 아이돌'들이 음식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한국 음식이 과연 제대로 알려질 수 있었을까. 한식에 대한 이해 없이 진행되는 한식 세계화 사업의 개선이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