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를 위한 음식

by Yunji Woo

지난 주말, 서울에서 퀴어 문화축제가 열렸다. 무지개색 깃발이 거리에 나부꼈고, LGBT와 이성애자가 함께 어우러져 성 해방을 이야기했다. 퀴어 퍼레이드의 문제점도 여럿 지적되었고, 혐오세력의 반대 시위도 함께 진행되었다. 올해 퀴어 퍼레이드는 다양한 소수자를 포괄하며 비판을 수용하려 노력했다. 혐오세력의 시위마저 축제의 한 장면이 된지 오래다.


작년 여름,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서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내에서도 첫번째 동성결혼 재판이 열리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커지며 각종 제도도 개선될 여지가 보인다.


이처럼 소수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잊혀지곤 한다. 식문화에도 소수자가 있다. 알러지 보유자, 채식주의자, 할랄식품만 먹어야 하는 율법을 가진 무슬림 등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기 어렵다. 알러지 표시가 명확하게 되어있는 식당을 찾기 어려우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도 드물다.


이슬람권에서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엄격하게 제하고 있다. 할랄 푸드는 과일, 야채, 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과 어류, 어패류 등의 모든 해산물과 같이 이슬람 율법 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한다. 육류 중에서는 이슬람식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된 고기, 이를 원료로 한 화장품 등이 할랄 제품에 해당한다. 반면 술과 마약류처럼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돼지고기, 개, 고양이 등의 동물, 자연사했거나 잔인하게 도살된 짐승의 고기 등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을 하람 푸드라 한다.


대한민국에서 무슬림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다른 민족이 많다는 이유로 '외부인'으로 배척받기 쉽고, 낯선 종교에 대한 거부감도 심하다. 하지만 국내 무슬림의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슬람교도는 20만명에 달한다. 한국인교도는 3만 5천명, 장단기 체류자는 14만 3,500명, 불법체류자 2만 1000명까지 포함한 숫자다. 이들이 한국에서 할랄식품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할랄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매장이 적을 뿐 아니라, 하람식품과 같은 도마에서 요리된 음식도 먹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는 아직 할랄 도축장이 없다. 때문에 할랄 육류는 외부에서 수입해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음식은 생활을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모든 소수자를 배려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음식 소수자들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장소는 필요하지 않을까. 급속도로 진행되어 온 세계화에 발맞추어 음식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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