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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Nam Jul 18. 2020

오늘의 글쓰기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나는 오늘 제주도 바닷가 앞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제 교통사고가 난 지 4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속초를 가던 중 터널에서 4중 추돌사고가 난 뒤, 많은 사건들이 나한테 발생했다. 믿었던 사람과의 다툼과 헤어짐 그리고 상처, 많은 상황과 생각들이 나를 지배한 시간이었다. 모든 순간을 이해하고자 노력했고 순간순간들이 이해가 되지 않아 너무 답답한 시간이었다.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계속 생각하고 내가 행동했던 부분에 대해서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했더라면" 이런 생각들이 지배를 하는 순간, 나는 우울함과 더불어 스트레스 속에서 예민함이 극에 달했던 것 같다. 그런 상황이 회사일 그리고 나의 활동들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였고 또 다른 악한 상황들이 나에게 조성되어 한동안 나를 힘들게 하였다. 모든 상황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게 만들었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나는 더 이상 회사에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힘든 상황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터놓을 수가 없었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말과 행동들에 있어서 굉장히 예민해져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무서움을 느꼈다. 4주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맞을지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 이번 4일간 휴가를 쓰고 현재 제주도에 와있다. 제주도에 오니깐 마음이 너무 편했다. 바다를 보고 있으니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답답했던 내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4일 뒤 다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올라가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불안하고 초조했다. 나는 이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뜻대로 흘러가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유연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자신감도 없었다.


 어제 제주도에 계시는 친척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이제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가 될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말 중에서 하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힘든 것은 그 사람의 행동을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바꾸려고 하는 행동들이 나를 더욱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성향은 바꿀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들이 있을 거고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자기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내가 하는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존중이 아니겠는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감을 하고 내 생각을 부드럽게 얘기해보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상대방이 내가 생각하는 도를 넘는 행위를 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내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때로는 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말을 하지 않고 이해해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우리는 남의 입장을 100% 공감하면서 말을 하기 어렵다. 만약 내가 하는 말들을 상대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나 또한 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를 하였는가 생각을 해 볼 필요는 있다. 배려와 칭찬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마음을 열리게 할 것이고 내 주장을 말하기 앞서 상대방의 기분 상태를 고려해보자.


 관계는 상호존중에서부터 만들어지지만 현실적으로 자기 입장에서 생각을 좀 더 하게 되면 상호 존중하면서 만남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 감정 이해하고 부드럽게 얘기했다고 하지만 못 알아듣기 때문에 화를 낸 경우도 있을 것이고, 눈치가 없는 그 사람을 비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화가 나고 싸우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항상 모든 상황들이 본인 입맛에 맞을 수 없다. 그래서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어도 너무 괴로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것 또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자

제주도 용두암 투썸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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